<코끼리 다리사이로 본 태국2>
[ 두 번째 이야기 - 태국의 음료문화 ]
두 번째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에 태국관련 간단 퀴즈를 하나 풀어보고 가도록 하자.
“우리나라나 일본에서는 늘 볼 수 있지만, 태국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것은?”
답이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겠지만, 오늘의 이야기 주제인 <태국의 음료문화>에 맞추어 정답을 찾자면 바로 ‘음료수 자판기’이다.
수완나품 공항에서도 면세구역 지나 게이트 탑승대기 공간 가서야 가까스로 밴딩 머신을 볼 수 있을 정도로, 태국에서는 이 ‘음료수 자판기’를 찾기가 거의 힘들다고 보면 된다.
태국에서 이 ‘음료수 자판기’를 보기 힘든 이유로는 길거리 곳곳에 자리하고 있는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리어카 좌판들을 들 수 있는데, 이 리어카 좌판에서는 음료수를 얼음이 담긴 비닐봉지에 담아 포장해 주기 때문에 태국사람들은 굳이 음료수 자판기를 필요로 하지 않는 것 같다. 이 음료수를 비닐봉지에 담아주는 것을 ‘사이(넣다) + 퉁(비닐)“ 합쳐서 ’사이 퉁‘ 이라고 하는데, 음료수뿐 아니라 거의 모든 음식들도 이 ’사이 퉁‘에 해당된다. 이 ’사이 퉁‘ 문화 덕분에, 태국에서는 거의 모든 종류의 ‘밴딩 머신’은 눈을 씻고 찾아봐도 구경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태국은 열대과일의 천국답게, 신선한 과일로 만든 주스가 지천이다.
처음 태국에 가면 코코넛 주스를 많이 찾는데, 이 ‘열대과일의 상징’인 코코넛 맛에 적잖이 실망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달콤하고 시원한 ‘천국의 맛’일 줄 알았는데, 이온음료 맛보다 나을게 없는데?”
하지만 이 코코넛 열매는 냉장고 등에 넣어둔 다음, 차게 해서 먹어야만 그 진가를 알 수 있다.
쇼핑센터의 푸드 코트 같은 곳에 가면 코코넛 주스와 함께 하얀 속살을 몇 쪽 올려서 20~30바트 정도에 파는데, 아무래도 코코넛 주스의 진짜 맛은 커다란 코코넛 열매를 척하니 칼로 갈라서 스트로로 빨아 마시는 것일 터이다. 하지만, 이 코코넛 열매를 칼로 동서남북 4토막(정확하게는 3 토막 친 다음 나머지 한쪽 면을 들어올리는) 내는 것은, 웬만한 초보들은 엄두도 못 낼 만큼 어렵다.
아무렇지 않게 척척 4토막 칼질을 하는 좌판상인들을 보면, 마치 ‘서극’의 영화 ‘칼(刀)’에 나오는 무술의 고수 같다는 생각을 종종 하곤 한다.
코코넛 주스 다음으로 마니아들이 많은 음료는 아마도 ‘땡모빤’일 것이다. ‘땡모(수박)’를 썩썩 썰어서 믹서 기에 갈아주는 것은 ‘수박 주스’와 같지만, 얼음과 시럽 등을 교묘하게 배합한 ‘땡모빤’의 감칠맛은 자칫 수세미 빤 것 같은 맛이 나기 십상인 수박주스가 따라올 수준이 아니다.
방콕의 ‘짜뚜짝 시장’이나 치앙마이의 ‘선데이 마켓’ 등에서는 20바트 정도로 이 ‘땡모빤’을 맛 볼 수 있지만,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최강자는 ‘MK 수키’의 ‘땡모빤’이다.
하지만 이 ‘땡모빤’을 먹을 때 주의해야 할 것이 있으니, 바로 머리까지 함께 얼어버릴 듯한 일시적인 고통이 수반한다는 사실이다.
필자 또한 서너 번에 한 번 정도 꼴로 이 머리냉동 현상을 경험하곤 하는데, 그래도 더운 날씨에는 이 ‘땡모빤’을 따라갈 음료가 없다.
과일의 천국답게 태국에서는 이 ‘땡모’ 말고도 많은 과일들을 시원한 주스로 맛 볼 수 있다.
‘카오산’ 길거리나 ‘시암’ 등을 지나다 보면, 녹색의 작은 오렌지를 직접 짜서 플라스틱 병에 담아주는 리어카 상인들을 쉽게 만날 수 있을 것이다. ‘망고’나 ‘파파야’도 그 걸쭉한 맛이 일품이지만, 청량감 측면에서는 ‘코코넛 주스’와 ‘땡모빤‘에 조금 못 미치는 게 사실이다.
요즘 태국에서 새롭게 주목받고 있는 과일주스(개인적인 느낌일지 모르겠지만)는, ‘패션 프루트(Passion Fruit)’를 갈아 만든 주스이다.
조금 쭈글쭈글한 자두 같은 모양새의 ‘패션 프루트’는, 속을 가르면 노랗고 초록빛을 띤 즙 속에 까만 씨가 들어있다.
이 씨는 믹서 기로도 잘 안 갈아지는지, 카페에서 이 ‘패션 프루트 주스’를 시키면 주스 안에 이 씨가 그대로 들어있는 형태로 나온다.
태국에서 느낀 음료문화의 다른 점은, 아마도 빨대(스토로)를 거의 전 방위적으로 사용한다는 점이다.
보통 한국에서는 종이팩에 담긴 우유나 주스 말고는 대부분 병째로 음료수를 마시는 게 일반적인데 반해, 태국에서는 종이팩이든 플라스틱 병이든 유리병이든 모든 음료수를 빨대를 꽂아서 마시는 것 같다.
요즘 조금 세련된 카페를 가보면 커피나 주스 등을 유리잔에 담아서 내오는데, 일견 보기 시원할 뿐 아니라 시각적으로도 넉넉하다는 느낌을 준다.
태국에서는 탄산음료를 마실 일이 그리 많지 않은 것 같다.
맛도 좋고 또 건강에도 좋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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