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재 국가로의 위험한 여행기 『나쁜 나라들』. 그 마지막 여행지는 걸프만의 강대국 이란이다. 이란은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파키스탄과 국경을 맞대고 있다.
이란은 한때 이슬람 민주주의의 대안으로 국제 사회의 주목을 받은 바 있다. 1979년 학생과 지식인을 중심으로 발발한 이란 혁명은 입헌군주제인 팔라비 왕조를 무너트리고 이슬람 종교지도자에게 최고 권력을 부여함으로서 국민의 힘으로 독재 정권을 물러나게 한 시민혁명으로 인정받았다.
그러나 이슬람혁명 이후 이란을 지배하는 이슬람 율법의 가혹함과 반미 대결구조로 인해 국제사회로부터 악의 축으로 지목 받게 된다. 또한 핵개발 문제와 테러리즘의 연계도 이란에 대한 악평의 주요 원인이다.
이란의 국민들은 이슬람 주변국들에 비해 높은 삶의 질을 누리고 있으며 정치적 자유도 제한적이나마 보장 받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이란의 현실은 민주주의 선진국의 수준에 비하면 여전히 많은 문제점을 가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토니 휠러는 이란이 악의 축으로 분류되는 가장 큰 원인으로 자국민에 대한 인권 탄압을 들었다.
실제 지난 26일부터 이틀간 이란 각지에서 반정부 시위가 벌어져 시위대 10명이 숨지고, 수백여명이 다쳤다. 지난 4월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 당선 당시 부정선거 시비로 시작된 반정부 시위 이후 6개월만에 벌어진 최대 유혈사태가 가 발생 한 것이다.
지금도 이란에서는 이란 이슬람교 최고 지도자 ‘아야톨라 하메네니’와 그의 지지를 받는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을 반대하는 반정부 시위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이란의 권력 구도 ⓒ문화일보 |
|
신정체제와 테러리즘의 국가 이란
토니 휠러는 이란을 여행 하면서 느낀 이슬람 최고지도자 호메이니에 대한 우상화에 대해 묘사한다. 그는 지도자를 우상화함에 있어 이란 역시 똑같은 오류를 범하고 있음을 지적한다.
“우상에 대해 혐오감을 품는 이슬람 국가이기에 다소 의아할지는 모르지만, 실제 이란 전체에는 예술적으로 형상화된 호메이니가 등장하는 게시판이 온통 널려있다.”-본문 373p
신정체제의 폭압정치의 한 예로 소설 『악마의 시』로 이슬람교를 비판한 인도 출신 작가 ‘살만 루시디’ 사건을 소개했다.
“살만 루시디에게 내린 아야톨라 하메네이의 판결은 악의 계수 눈금을 움직이기에 충분했다. 그는 루시디에게 사형을 선고하고 그의 암살에 100만 달러의 현상금을 걸어 전 세계에 충격을 주었다.” -본문 374p
이슬람 신정체제는 국제적인 테러 조직을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에 대한 증거는 이미 공식적으로 확인된 사실이다.
“이란은 테러리즘 부문에서 후한 점수를 가져갔다. 비록 테러와 직접적인 연관이 없다고 하더라도 이들이 지원하는 수많은 테러조직은 이란의 돈을 나쁜 용도로 활용하고 있다. 이란은 테러리즘을 홍보하는데 이라크보다 더 많은 노력을 들였으며 심지어 이를 자랑스러워하기 까지 했다.”- 본문 373pb
이란 정부는 고형연료 Zelzal-2 미사일과 같은 고성능 무기들을 헤즈볼라에게 제공했다. 고형연료 Zelzal-2 미사일은 2006년 이스라엘 공격에 사용되었고, 원치 않던 레바논을 전쟁에 끌어들이기도 했다.
2003년 이라크 전쟁이 시작된 이래, 이란 정부는 이라크 내의 친이란 테러리스트 집단을 지지해왔다. 2005년 전 CIA 국장이었던 포터 고스는 이란 정부가 이라크내의 반정부 세력을 돕고 있다고 미 의회에서 증언했다.
이란 대선 비리 항의 시위 ⓒ연합 |
|
문제는 신정체제의 폭압성
토니 휠러는 실제 이란을 악의 축이라고 하기에 너무나 평화스러운 곳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그것은 이슬람 율법하의 평화일 뿐이라는 사실 또한 강조하고 있다.
“만약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의 거센 발언에도 서방 언론이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다면, 그 뒤에는 더 위협적인 아야톨라가 있었다.”-본문 320p
“한 주민이 말했다 "어떻게 해야 이란에 대해 좋은 이미지를 줄 수 있죠? 실제로 와 본 사람들은 이란이 결코 나쁘지 않다는 걸 알게 되거든요. 그런데 왜 사람들이 왜 우리 나라를 나쁘다고 생각하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어요."”본문 320p
“이란의 비밀경찰은 잔인하기로 정평이 나있다. 신정 체제를 보호하는 그들의 임무는 반 이슬람적인 정치활동을 탄압한다. 이란이 비록 자유로운 축에 속하는 이슬람 국가 일지라도 반 이슬람 활동에 대해서만은 가혹하다.”-본문 324p
토니 휠러는 신정체제의 공포 속에서도 이란 국민들의 민주주의를 향한 열망이 계속되고 있음을 목격한다.
“오늘날의 이란은 문화, 교육, 철학의 뿌리를 딛고 새로운 천년을 맞이하고 있다. 『뉴 리퍼블릭』 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철학자 임마누엘 칸트의 글을 가장 많이 번역한 언어가 페르시아어라고 한다. 그래서일까, 이란 사람들은 종교에 국한되지 않은 다양한 견해와 열린 사고를 지니고 있었다. 이란에서 가장 큰 문제는 보수적인 신정체제와 이를 따르는 정치 지도자들이다.”-본문 326p
지난 4월 진행된 이란 대선에서 당선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의 부정선거 의혹이 사라지지 않는 가운데 국민들의 저항이 거세지고 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26, 27일 양일간 벌어진 시아파 최대 순교기념일 행사에서 “시위대가 ‘하메네이에게 죽음을!’ 이라는 과거에는 생각도 할 수 없었던 구호를 외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이런 현상을 놓고 아랍위성 방송 알 자지라는 “시위대의 메시지가 단순히 부정선거 규탄을 넘어 개인적 자유와 정치적 세속주의 요구로 확대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