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차 : 울릉도 시내관광/학포항
● 울릉도 시내관광 : 독도케이블카 외/울릉역사문화체험센터/학포항
◯ 기쁨두배식당(저동항) 오징어내장탕/내수전 몽돌해변
본디 계획데로라면 오늘 오전 배를 타고, 서울로 귀경해야 합니다. 감사하게도 독도를 허락한 용왕님이 서울촌놈이 울릉도를 불과 이틀만에 떠나는 것을 허락지 않고 하루의 시간을 더 주시더군요. 덕분에 2박3일 투어에서는 들를 수 없었던 울릉도 시내관광을 즐길 수 있게 되었습니다.
먼저 울릉카라반파크 대표님이 강력추천한 오징어내장탕으로 아침을 시작합니다.
오징어 내장은 신선한 오징어가 없는 내륙에서는 상상도 못할 음식으로 갓 잡은 오징어의 내장을 맑게 끓여 즐기는 울릉도의 대표적인 탕요리입니다. 비린내도 없거니와 오징어와 비교하면 부드러운 속살을 즐길 수 있다보니 현지에서는 해장으로 인기가 많답니다.
▷기쁨두배 : 울릉도 울릉읍 도동3리 330-4, 054-791-1618, 010-3791-1223
시내관광에 앞서 ‘보나스’로 들른 곳은 내수전 몽돌해변.
해수욕장이 없는 울릉도에서 유일하게 해수욕장으로 활용되는 곳으로 주먹만한 크기의 몽돌로 가득찬 해변입니다. 어린이들을 위한 수영장과 샤워장이 별로도 마련되어 있습니다. 3월엔 바닷바람이 차서 해수욕은 어렵겠네요.
◯ 호명고속관광여행사(저동항)
◯ 독도케이블카/독도박물관/향토사료관/해도사
다시 저동항으로 돌아와 울릉도에서 가장 큰 여행사인 호명고속관광여행사에서 커피 한잔 얻어 마시고 시내관광을 시작합니다. 울릉도에 십여개의 여행사가 있지만 열대 이상의 차량을 보유한 업체는 호명 뿐이랍니다. KBS중계소에서 저동항으로 내려오는 길에 전용 차고지가 있습니다.
오늘은 취재진 외에도 어제 무작정 울릉도에 들어와 독도까지 방문한 것은 좋았으나, 월요일 출근을 못하게 된 울산 처녀 네분까지 모시고 여행하게 되었습니다. 카라반파크까지 가서 회사에 무단결근(?)을 통보(?)하게 된 네명의 아가씨 표정이 볼만하더군요. 하여간 여행은 계속되어야 합니다! 첫 번째 방문지는 독도를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케이블카.
저동항에서 차로 10분 거리에 있는데 경사가 장난이 아닙니다. 도보로는 등반에 가깝게 오르셔야 되는 수준으로, 자유시간에 시내관광을 하시는 분들께는 택시를 추천합니다. 시내관광의 핵심인 케이블카를 비롯해 독도박물관, 향토사료관, 해도사가 인접해 있거든요.
날씨가 지랄같다보니 유람선도 아니고, 케이블카도 운행을 안한다네요.
전생에 좀더 착한 일을 많이 할 껄, 딱 1초 후회한 후 인접한 독도박물관과 향토사료관을 휘 둘러 봅니다. 독도박물관에는 짐작하시다시피 ‘독도는 우리땅’을 증명하는 사료와 독도의 역사를 소개하는 자료가 전시되어 있습니다. 1층에 전시된 ‘일본의 독도침탈‘관도 흥미롭습니다.
삼성이 80억을 쏴서 완공될 수 있었던 만큼 박물관 외곽에는 자그마한 삼성기념비가 위치해 있네요.
향토사료관은 독도박물관보다 작은 단층 규모의 전시관 안에 출토유적, 전통생활용품, 너와집 등을 갖추고 있습니다. 입장료는 둘다 무료입니다. 그 외에도 김해김공하우 송덕비, 시인 박정진의 <독도> 시비 등이 눈에 띕니다.
해도사는 대한불교 천태종 산하의 사찰로, 바다의 사찰답게 해수관음상을 모시고 있습니다. 입구 근처의 오징어상이 재미있네요! 박물관에서 엄마의 잔소리에 시달렸을 아이들이 좋아할 곳입니다.
◯ 울릉역사문화체험센터(저동항)
거친 바닷바람을 피해 차 한잔을 즐길 수 있는 곳이 있어 들른 곳은 울릉역사문화체험센터. 이름이 다소 어렵지만, 울릉도에 몇 안되는 카페라고 생각하시면 어떨까 싶습니다. 울릉도에 남은 유일한 일본식 가옥으로 등록문화재 235호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일제 시대 울릉도까지 밀고 들어온 일본인들이 만든 가옥 중 하나로, 해방 후 대부분 철거되었으나 이 곳은 이영관씨가 가정집으로 2008년까지 사용한 덕에 가까스로 생존(?)할 수 있었습니다. 근대주택사의 측면과 일본의 울릉도 수탈에 대한 증거란 점을 인정받아 2006년부터 등록문화재로 지정되었고, 문화유산국민신탁의 관리 덕에 현재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사천원(2014년 기준)이란 입장료 겸 찻값이 다소 부담스러울 수 있지만, 다다미방에서 짤막한 영화도 감상할 수 있고, 문화유산국민신탁에서 파견한 해설사님의 문화해설과 아코디언 연주까지 즐길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오히려 저렴한 것 아닐까요?
찻값은 전액 문화유산국민신탁의 기금으로 조성됩니다. <원코스 정동> 취재 당시 문화유산국민신탁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은 기억이 나 반갑더군요. 고마운 마음에 울릉도에 관한 책도 한권 선뜻 구매했습니다.
◯ 태양식당(남양항) : 따개비칼국수
“울릉도에서 가장 맛있는 게 뭔가요?”
“생물은 다 좋습니다. 혹시 따개비 드셔보셨나요?”
“시내에는 따개비 파는 집이 없던데요?”
“아, 딱 한 곳 있긴 합니다. 좀 멀어서 그렇지. 차에 타시죠.”
울릉도에서도 현지인이 주로 방문한다는 태양식당은 따개비칼국수에 관한 최고의 식당이랍니다. 도동항, 저동항에서 꽤 먼 남양항에 위치한 지라 개인 차량이 없는 관광객은 엄두도 못내는 맛집 중의 맛집! 두 손으로도 묵직한 칼국수에 푸짐하게 들어간 따개비의 국물맛이 어우러져 절로 침이 고이게 합니다. 아직 해가 지려면, 두어 시간이 지나야 하지만 소주를 찾지 않을 수 없더군요.
한잔이 두잔되고, 한병이 두병될 때쯤 칼국수 그릇이 바닥을 드러냈습니다. 식당 앞 바다에 죽 늘어선 테트라포트가 기이한 풍경을 자랑합니다. 부서지는 푸른 바다의 포말 너머 한 척의 배가 소리없이 항해하고, 저 멀리 등대가 이를 내려다 보는 듯한.
갈매기도 햇살을 쬐며 꾸벅꾸벅 졸고 있는 남양항에서 부른 배를 두드리며 산책을 하노라니 내일이면 현실로 돌아가야 한다는 사실에 살짝 아쉽기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