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암(코끼리 바위)/투구봉/독수리 바위
울릉도로 검색하면 가장 많이 등장하는 사진이 일명 코끼리 바위라 불리는 공암입니다.
관음도(관음쌍굴), 삼선암과 함께 무려 ‘울릉도 삼대 비경’에 속합니다. 공암을 조망할 수 있는 등대에 차를 주차하고, 잠시 주어진 포토타임. 해설사의 입답과 함께 전설이 깃든 투구봉과 독수리 바위까지 찬찬히 둘러 보자니 울릉도의 비경이 하나둘씩 눈에 들어오기 시작합니다.
구멍이 뚫린 바위는 전국 곳곳에서 찾아 볼 수 있으나, 바다 한가운데에 떡하니 물을 마시는 코끼리의 형상으론 단연 울릉도 공암이 압권입니다. 심지어 대동여지도에도 기록이 되어 있으며, 소형 선박이 지나다닐 수 있을 정도로 규모도 큽니다. 코끼리는 분명 우리나라 토착 동물이 아닌 관계로 코끼리 바위라는 이름은 비교적 최근에 붙여졌을 거라 짐작합니다.
171미터의 아담한 봉우리, 투구봉.
투구봉은 마치 투구를 벗어 놓은 듯한 형상이라 붙여진 이름입니다. 봉우리치곤 아담하다고 하지만, 투구로 치면 굉장히 큰 투구인 셈이지요. 더구나 해안선에 딱 붙은 봉우리인 점을 감안하면 울릉도가 얼마나 터프한 섬인지 새삼 엿볼 수 있습니다. 과거 울릉도가 우산국이란 이름의 독립국이였다는 점을 되새겨 볼 때 신라와의 전쟁에서 패배한 장수가 벗어 놓은 투구봉의 사연이 의미있게 다가옵니다.
독수리 바위는 그냥 보시면 압니다.
양날개를 쫙 펼친 독수리가 바다를 향해 머리를 틀고 있는 형상은 바로 이 곳에서 확인하셔야 제대로 보입니다.
◯ 삼선암/관음도
A코스의 종점은 보통 나리분지이나, 미니버스로 나리분지로 오르기가 어려울 경우 관음도가 있는 섬목행으로 변경되어 운행되는 등 울릉도 여행은 변수가 많습니다. 아무튼 A코스도 슬슬 마칠 때가 되었나 봅니다. 바다에서만 보이는 관음쌍굴은 볼 수 없지만 다리로 연결되어 있는 관음도의 자태를 멀리서나마 확인할 수 있는데요, 삼선암을 지나 관음도를 향하던 일주버스가 회차하게 됩니다.
관음도와 삼선암까지 찍음으로써, 울릉도의 삼대 비경을 수박 겉핥기로나마 보시게 됩니다. 관음도는 울릉도의 부속섬 중 죽도와 독도(거리상으론 87.4km 떨어져 있으나, 독도도 울릉도의 부속섬에 속합니다.)에 이어 세 번째로 큰 섬으로 2012년에 연도교가 개설되었습니다. 관음도는 울릉도에서 불과 100미터 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그야말로 엎어지면 코 닿을 거리에 있는 섬이였는데 연도교가 개설되기 전까지는 극히 일부의 학술팀이나 낚시꾼만이 방문하던 오지(?) 아닌 오지였습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7층에 올라, 140미터의 연도교를 건너면 관음도에 발을 디딜 수 있으니 이제 하루에도 수백명의 관광객을 맞이하는 무인도 아닌 무인도가 된 셈입니다. 관음도는 800여 미터만 걸으면 일주(?)하실 수 있는 0.0714㎢의 작은 섬으로, 울릉도를 조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색적인 경험을 할 수 있는 명소 중의 명소입니다. 과거에는 깍새가 많이 살았다 하여, 깍새섬으로 불렸는데 먹을 것이 많지 않은 울릉도에서 구황 생물(?)로도 이용되었다네요.
아쉽게도 A코스에서는 관음도를 방문하지는 않고, 삼선암과의 중간 지점에서 잠시간의 포토타임만 주어집니다. 삼선암은 울릉도의 3대 비경 중에서도 제1경에 손꼽히는 세 개의 기암으로 각각의 높이가 107m, 89m, 58m에 이릅니다.
삼선암에는 으레 선녀의 이름이 붙은 명소가 그렇듯 옥황상제의 노여움을 받은 세 선녀가 돌이 되었다는 전설이 붙어 있습니다. 재미있는 점은 목욕을 즐기던 세 선녀 중 막내 선녀가 옥황 상제가 보낸 장수와 정을 통하다가 벌을 받아 풀 한 포기 나지 않을뿐더러 두 선녀 바위와 멀찍이 떨어져 있다는 겁니다. 상대적으로 붙어 있는 두 언니의 바위는 부부 바위라고도 불린 답니다. 가장 큰 바위가 백미터가 넘을 정도로 깎아 지를 듯이 높이 치솟은 건 울릉도가 아닌 다른 곳에서는 찾아 보기 어려운 절경입니다.
◯ 호박빵 공장
자, 이제 버스는 출발지였던 도동항을 향해 신나게 달립니다. 운전사도 해설을 중단하시더라구요. 그런데, 그냥 가면 뭔가 아쉽겠죠? 마지막으로 들른 곳은 그 유명한 울릉도 호박엿을 만드는 공장입니다. 쫀득하면서도 부드러운 울릉도 호박엿은 그다지 이에 붙지 않아 남녀노소 누구나 사랑하는 국민간식입니다. 최근에 개발된 호박빵 또한 방송을 타면서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데, 팥앙금만큼이나 달달하면서도 노오란 빛깔의 호박앙금이 과연 일품입니다. 흰우유랑 드시면 딱입니다.
● 자유시간 : 울릉약소~숙박
덜컹거리는 버스에서도 용케 주무시는 어르신들을 보니, 내가 동해 한가운데의 외딴 섬에 있다는 것이 실감이 나지 않습니다. 해가 뉘엿뉘엿 저물어 가는 도동항에 내리니 오늘 저녁은 어디서 해결해야 할지 새로운 고민이 시작됩니다. 울릉도의 야경이 여행자를 유혹합니다만, 오늘 저녁은 울릉도의 청정자연에서만 만날 수 있다는 울릉약소로 결정!
◯ 삼정숯불가든(저동항) : 울릉약소
울릉약소는 일단 울릉도에 삽니다. 울릉도는 제 아무리 도시에서 미세먼지니 AI니 호들갑을 떨어도 무신경(?)한 청정지역 중의 청정지역이지요. 그럼 울릉약소는 일단 한수 먹고 들어갑니다.
두 번째로, 약초를 먹고 자란다는 점을 빼놓을 수가 없습니다. 사람에게도 귀한 약초를 소가 먹는다고? 일부러 약초를 먹이는 것은 아니나, 그만큼 울릉도에 약초가 흔하게 자라다보니 쇠꼴로 쓰였다는 의미지요.
더 나아가 섬의 특성상 혈통 보존이 완벽에 가깝다는 점까지 포함한다면 울릉약소의 명성이 왜 자자한지 인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마블링이 유난히 선명한 울릉약소가 불판에 눕는 순간부터 한우 특유의 깔끔한 향과 맛이 방 안에 가득찹니다. 울릉약소는 상추나 깻잎에 싸먹어도 맛있지만, 이왕이면 살짝 절인 명이나물에 싸먹을 때 그 맛을 더한다고 합니다. 기분 탓인지는 몰라도, 없어서 못먹는 한우 때문인지는 몰라도 입 안에서 살살 녹네요. 여기에 경상도 대표 소주인 ‘맛있는 참’까지 한잔 곁들이면 황제의 밥상이 부럽지 않습니다.
사실 울릉약소는 일반 한우에 비해 다소 질깁니다. 활동량이 비교적 많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육지한우에 비해서는 씹기 어렵다고 하는데요, 그렇다보니 부드러운 한우를 주로 드신 분들은 호불호가 명확하게 갈린다고 합니다. 딱히 미식가도 아닌데다가, 일년에 몇 번 한우 먹을 일이 없는 제가 뭐라 평가를 내리기는 어렵겠습니다만 울릉도에 오셨다면 한번쯤은 드실 만한 ‘천상의 맛’임에는 분명합니다.
◯ 촛대바위 야경
저동항의 상징과도 같은 촛대바위는 울릉도에서 바다를 바라 볼 때 흰 등대가 있는 우측 방파제의 일부에 둥지를 틀고 있습니다. 저동항은 숙소가 이 곳에 있지 않은 분이라도 한번쯤은 들르는 곳이다보니, 촛대바위는 일부러가 아니라도 어렵지 않게 보실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일부러 야경을 보기 위해 찾기는 어려우시겠죠?
가능하면 첫째날 저녁은 저동항에서 드시고 촛대바위 주변을 산책하시길 추천합니다. 저동항에는 울릉도 주민의 숙원사업이던 항만시설 공사를 지시한 육군대장 박정희 장군의 순찰기공비와 해가 지면 한층 활기를 띠는 활어 판매장이 있습니다.
◯ 울릉카라반파크
울릉도의 숙소는 호텔급 설비를 갖춘 대아리조트(http://www.daearesort.com)를 제외하면, 객실 10개 안팎의 모텔, 민박, 펜션이 대부분입니다. 2인 기준 6만원선이나, 관광객이 몰리는 성수기와 주말에는 부르는게 값일 정도로 울릉도 여행의 대표적인 불만족 사항 중에 하나가 숙박입니다. 저도 자유여행을 선호하는 여행작가이지만, 울릉도처럼 교통이 불편하고, 물가가 비싼 지역을 여행할 때는 패키지 여행이 합리적인 선택이라고 감히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웹투어에서 판매 중인 울릉도 상품은 30만원 후반대(2박 3일, 2인 기준)의 대아리조트 숙박 혹은 20만원대 후반의 모텔, 민박급 숙박으로 구분되는데, 특이한 선택지로 카라반, 일명 캠핑카 숙박이 있습니다. 울릉카라반파크는 울릉도 단 한 곳 뿐인 캠핑카 숙박시설로 딱 20대의 캠핑카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카라반의 매력은 크게 세가지입니다. 첫 번째, 최대 4인까지 숙박할 수 있는 카라반에 취사시설과 샤워시설이 완비되어 있기 때문에 편리합니다. 모텔이나 민박과 비교하면 독립성이 보장된다는 점도 연인이나 가족 단위 여행자에게 호평 받는 부분입니다.
두 번째, 울릉도에 먹거리가 많긴 하지만 평소에 드시지 않는 아침 식사까지 일부러 하시기 번거로운 경우 식사비를 대폭 절감할 수 있습니다. 특히 밤하늘의 별을 보며 바비큐를 구워 먹을 수 있는 등 아웃도어 캠핑의 매력을 한껏 누릴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한 밤 중에는 저 멀리 보이는 도동항의 야경이 인상적이였습니다.
세 번째, 울릉카라반파크 옆에 위치한 KBS 중계소는 성인봉에 오르는 등산로 중 한 곳일 정도로 등반객에게는 최고의 입지에 있습니다.(성인봉까지 4.1km)
하나를 더한다면, 육지 출신(?)의 정성욱 대표님은 평생 여행사에서 인솔자 등으로 경험을 쌓으신 분이라 입담도 좋고, 인심도 좋으셔서 지인 하나 없는 울릉도에서 여러 모로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는 점입니다. 저야 취재차 간 기자니 당연히 잘해주셨을 거라구요? 물론 그 부분은 인정합니다.
그러나, 제가 아니더라도 숙소까지 픽업은 물론이고 픽업하는 길에 울릉도 여행에 꼭 필요한 편의점, 식당, 관광 출도착지 등은 일일이 체크해 주는 세심함은 어렵지 않게 누리실 수 있으실 겁니다. 대표님 숙소에 간단한 식료품 또한 완비되어 있으니 급할 때 양념이나 소주 한병 정도는 빌리실(?) 수도 있구요. 이 책을 보신 독자라면, 아쉬운데로(?) 테마여행신문에서 보고 왔다고 예약할 때 넌지시 건네보세요. 섭섭지 않게 대해주시리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