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는 틀렸다. 그런데, 대안이 없다.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의 가치는 종종 사회적으로는 해로운 결과를 낳기도 합니다. 2007년 삼성유조선 허베이스피릿호가 태안 앞바다에 8만여 배럴의 기름을 유출한 사건은 좀더 빠른 시간에 좀더 많은 석유를 수송함으로써 이윤을 창출하려는 기업과 태안의 어부들이 추구하는 가치가 일치하지 않았기 때문에 발생한 사건이지요. 단순한 사건이라고 치부하기 어려운 것은 자본주의의 폐혜를 직간접적으로 느낄 수 밖에 없는 시대에 살고 있지도 모릅니다.
이윤 추구란 기업의 정당한 존재 이유 이면에 숨겨진 탐욕이 일반인에게 피해를 주는 사례는 구멍가게를 잠식한 대형마트, 벤쳐기업의 몰락을 촉발한 네이버 등 우리 주변에서도 쉽게 찾아 볼 수 있습니다.
뉴스에서 골목상권 어쩌구 할 때마다 조금은 고민합니다. ‘내가 손쉽게 사는 음료수 한 캔을 위해 밤늦게까지 일해야 하는 알바생... 과연 정당한 보상을 받고 있는 걸까. 포털 사이트에서 최저가로 검색해 구매한 노트북... 허름한 용산상가에 위치한 컴퓨터 판매처는 G마켓과 옥션에 광고비를 얼마나 지불했을까. 나도 노동자인 이상 그들이 잘되길 바라지만, 그와 동시에 좀더 편리하게, 좀더 싸게 구매하고 싶다. 대체, 뭘 어떻하면 되는 거야?’
우리 시대의 영웅, 사회적 기업가를 만나다
기업이지만, 사회적인 가치를 추구한다고 선언한 ‘사회적 기업’은 존재만으로도 ‘기존의 기업은 사회적인 가치를 추구하지 않는다’고 풍자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자본주의란 시스템이 가지고 있는 수많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탐욕엔 끝이 없다는 진실을 깨달아 버린 시대, 과연 사회적 기업이 자본주의의 영웅이 될 수 있을까요? 테마여행 전문미디어 ‘테마여행신문’이 이 시대의 예비 영웅, ‘사회적 기업’을 찾아 빌딩숲과 오피스텔정글 속으로 여행을 떠납니다.
TTN인터뷰 한국형 탐스슈즈에 도전한다
기부쇼핑몰 ‘기부원’ 권준오 대표
‘똘끼’ 권준오.
50cc 바이크 하나 몰고 유라시아를 횡단한 기브원 대표 권준오에겐 별칭이 하나 있습니다. 그를 아는 친구들이 부르던 애칭은 과연 정확했습니다. 화려한 여행을 마치고, 공연기획사에 입사해 하루가 멀다하고 출장을 다니는가 했더니 일년을 못채우고(?) 뛰쳐나와 청년기업가로써 새로운 시작점에 선 그의 표정은 재미있어 죽겠다는, 뭐 그런 표정이였습니다.
탐스슈즈는 전설이다?!
“대중적으로도 인기를 끌고 있는 탐스슈즈는 신발을 한 켤레 구매하면, 같은 제품을 기부한다는 개념으로 성공한 비즈니스모델인데요, 저희도 같은 쇼핑몰이다보니 열심히 연구하고 있는 기업입니다. 다만 탐스슈즈가 원포원(1 for 1, 하나를 사면 하나를 기부) 개념인데 반해, 저희는 다양한 상품을 판매하는 특성상 이같은 방식을 취하긴 어렵다보니 일정 비율을 정해 놓고 소비자가 제품을 구매할 때 이를 적립하는 방식을 취합니다. 상품마다 다르긴 한데, 대략 상품가 5% 이상이 기부된다고 보시면 됩니다.”
탐스슈즈 50% VS 기브원 5%
“탐스슈즈의 경우 워낙 성공한 케이스다보니 저희도 부럽긴 합니다만, 일반적인 쇼핑몰을 이같은 비율로 기부할 수 있게 운영한다면 생존 자체가 힘들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웃음) 시작한지 8개월 가량 되는 동안 어렵사리 제품을 확보해 조금씩 매출을 키우고 있습니다만, 단순히 기부를 할 수 있기 때문에 구매를 하시는 경우는 극히 드뭅니다.”
사람들이 기부쇼핑을 하는 이유
“당연한 얘기겠지만 일단... 제품이 좋아야 합니다.(웃음) 탐스슈즈도 기부한다는 취지도 물론 좋았지만, 일단 제품의 가격과 디자인 또한 일반 제품에 비해서 보더라도 뛰어난 점이 있었기 때문에 성공한 것이라고 봅니다. 결국 기부형 쇼핑몰의 성공은 좋은 제품을 적절한 가격에 판매할 수 있는안목과 타이밍에 달려 있다고 봅니다.”
기부쇼핑은 무한합니다.
“기브원을 제외한 두 곳은 기존에 사회적기업을 운영하시던 분들로부터 인수를 한 것으로, 기부쇼핑몰이란 점은 같지만 성격은 조금씩 다릅니다. 리얼굿박스는 화장품 서브스크립션 서비스를 기부와 접목한 모델인데요, 매달 500 박스 가량의 제품을 기업체로부터 특가에 지원을 받고, 소비자가 대비 1/4 정도의 가격에 판매합니다. 현재 화장품 서브스크립션 서비스가 대기업, 유명제품 등에 치중해 있다면, 리얼굿박스는 제품을 선정하는 단계부터 잘 알려지지 않았더라도 좋은 기업과 좋은 제품을 선정하기 위해 주력하고 있습니다.”
“나눔브릿지는 이미 2만여개의 제품군을 가지고 있는 쇼핑몰로 전국 이백여곳의 기관이나 기업 등과 연계가 되어 있습니다. 나눔브릿지에서 구매할 경우 구매자가 지정한 단체로 5%가 기부되는 방식인데, 일반 소비자도 손쉽게 기부를 할 수 있는 모델입니다. 현재 가장 큰 매출을 일으키는 쇼핑몰이기도 합니다.(웃음)”
기부도 하고, 여행도 한다?
“여행을 좋아하다보니(웃음) 여행과 기부를 접목한 프로젝트 팀을 만들었습니다. 일명 ‘기부 트래블러’! 1기때는 무작정 서울대공원 앞에서 대학생 십여명과 함께 좌판을 벌려 놓고 무작정 팔았습니다. 2기때는 운이 좋게도 지역 백화점에서 공간을 마련해 주신덕에 창원 대동 백화점과 마산 신세게 백화점에서 일주일씩 판매를 할 수 있었구요. 4기때는 판을 확 키워서 다른 사회적 기업 두 곳(전문직 종사자 멘토링 플랫폼 ‘레디앤스타트’와 생일날 선물대신 모금하는 기부프로그램 ‘비카인드’)과 연계해 각각 10명씩 3팀의 기부트래블러를 선발, 기부도 하고 캠핑도 하는 기부여행을 진행했습니다.”
기부여행 다큐, 기부콘서트... 기부, 살아있네?
“매출도 매출이지만, 참가한 학생들의 열정이 워낙 뜨거워 기부와 봉사 뿐 아니라 판매까지 직접 진행할 정도입니다. 내년엔 전국의 캠핑장 등을 도는 전국일주를 해볼려고 준비 중인데, 다큐를 찍어도 좋을 것 같고 기부란 주제로 콘서트도 개최해 보고 싶습니다.”
한때 유라시아를 바람처럼 달리던 바이커 권준오. 아침에는 공장장과 제품에 대해 논의하고, 점심엔 판매 현황 체크, 저녁엔 내일 팔 제품과 가격을 고민하는 청년기업가 권준오. 같은 인물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달라졌지만 개발자, 디자이너를 비롯해 5명의 직원과 함께하는 주식회사 기브원 대표 권준오의 여행은 멈춘 것이 아니였습니다. “지금 여행 중입니다.”(웃음) 사무실에 있으면 갑갑하지 않냐는 우문에 싱긋 웃으며 답한 똘기 권준오의 기부대장정을 응원합니다.
▶기브원 : http://giveone.co.kr
▶리얼굿박스 : http://www.realgoodbox.com
▶나눔브릿지 : http://nanumbridg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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