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TN칼럼 외국 대학생들이 바라보는 상하이③ - 이탈리아 :: 테마여행신문 TTN Theme Travel News Korea

TTN칼럼 외국 대학생들이 바라보는 상하이③ - 이탈리아: [동상(하이)이몽] ③ - 이탈리아; 2014.03.18 20:53 입력

<밀라노의 명문대학 밀라노 대학교에서 중국문화를 전공하는 Chiara Conti가 바라본 상하이>  날씨가 정말 좋았다. 어제까지만 해도 세차게 비를 퍼붓던 하늘은 언제 그랬냐는 듯 푸른 미소를 띠우고 있었다.  점심시간에 맞춰서 키아라(Chiara)를 만났다. 나를 보자마자 "I'm starving"을 연신 외치는 키아라를 데리고 동북음식(东北菜)을 먹으러 갔다. 중국 동북지역에는 조선족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어 동북지역 음식은 한국인들의 입맛에 잘 맞는 음식이다.  앞으로 독자들이 동북 음식을 접할 기회가 있다면 똥베이라피(东北拉皮), 판치에 차오딴(番茄炒蛋), 그리고 꿔바로우(锅包肉)는 꼭 드셔볼 것을 추천한다. <table id="news_image" class="center" align="center" width="580"><tbody><tr><td><img src="http://themetn.com/PEG/13951429529718.jpg" width="580" align="absmiddle"></td></tr></tbody></table>  라피는 산시성 요리인 양장피의 기원이 된다. 고구마 전분으로 만든 넓고 두툼한 면을 식초에 버무린 땅콩 소스에 넣고 얇게 채를 썬 각종 야채를 곁들여 먹는다. <table id="news_image" class="center" align="center" width="580"><tbody><tr><td><img src="http://themetn.com/PEG/13951429809770.jpg" width="580" align="absmiddle"></td></tr></tbody></table>  판치에 차오딴은 토마토와 계란을 볶은 것이다. '토마토와 계란?'이라며 의아해 할 독자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판치에 차오딴은 중국인들의 국민반찬이자 한국인의 입맛에 꼭 맞는 중국 음식으로 손꼽힌다. <table id="news_image" class="center" align="center" width="580"><tbody><tr><td><img src="http://themetn.com/PEG/13951429973780.jpg" width="580" align="absmiddle"></td></tr></tbody></table>  꿔바로우는 하얼빈에서 발명된 동북식 탕수육이다. 하얼빈의 한 요리사가 외국인 손님의 입맛에 맞추어 개발한 음식으로, 달콤새콤한 맛이 특징이다. "밀라노에서 상하이까지"  주문한 음식이 나오고 젓가락을 놓을 때 까지 말을 한마디도 하지 않던 키아라에게 조심스레 물었다. H : 나 이제 하나씩 물어보고 싶은걸 물어봐도 되??C : 미안해.. 너무 정신없이 먹은 것 같아. 동북음식은 여기 살면서 처음인데 정말 맛있더라. 다음 달에 이태리에서 정말 친한 친구가 오는데 꼭 동북음식을 소개 해줘야겠어! H : 친구 예뻐..? 내가 동북음식 소개해주고 싶은데.. 미안해 이제 시작할게. 우선 학교 내에 외국인들에게 국적을 물어보면 이태리 사람들이 꽤 있더라. 이태리 사람들이 중국에 대한 관심이 그만큼 높다는 것을 반증해 주는 것이겠지??C : 맞아. 요즘은 이태리랑 중국의 관계가 각별해져서 교류가 늘어나는 추세야. 중국 내에서도 이태리의 패션이나 문화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이 이태리로 많이 건너오기도 하구. 덩달아 이태리 내에서 중국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고 중국어를 배우려는 사람들도 엄청나게 증가했어. H : 네가 중국에 오게 된 동기도 그런 추세를 따른 것이겠지?C : 그렇지. 내 전공은 중국문화와 관련되어 있기도 하고. 우리 과 학생들은 2학년 때 중국으로 언어교류를 다녀오는데 대부분 베이징으로 갔어. 나는 좀 다른 곳으로 가보고 싶어 상하이를 선택했었는데 너무 좋았어. 졸업을 하고 나서 중국어를 좀 더 해야겠다는 필요성을 느껴 중국행을 택했는데 그 때의 기억이 너무 좋아 다시 상하이를 선택했지. H : 그럼 베이징은 안 가봤겠네??C : 아니 여행으로 가봤지! H : 그런데도 상하이가 더 좋단 말이지? 네가 생각하는 상하이의 장점은 뭐야?C : 상하이의 장점은 단연 국제적인 곳이라는 점이지. 다양한 국적의 친구들과 친해질 수 있고 좋은 추억을 만들 수 있기도 하고. 가볼만한 곳들도 정말 많아.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과거와 미래가 공존함을 체험할 수 있는 도시는 상하이 밖에 없는 것 같아. 세 번째는 음식이 정말 다양하다는 점을 꼽고 싶어. 상하이에서 정말 많은 음식들을 먹었지만 오늘처럼 또 새로운 음식을 접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인 것 같아. H : 고마워! 우리 다른 곳으로 이동하자. 너 라오창팡(老场放)이라는 곳 가봤어?C : 아니? 처음 들어보는 곳이야.H : 그렇군! 일단 가자 가면서 설명해줄게. "1933년 소 도살장으로 지어졌던 건물이 문화복합예술단지 로 탈바꿈되다." <table id="news_image" class="center" align="center" width="580"><tbody><tr><td><img src="http://themetn.com/PEG/13951431858324.jpg" width="580" align="absmiddle"></td></tr></tbody></table>  키아라를 데리고 간 '라오창팡'은 1933년 영국인 건축가 C.H. Stableford에 의해 건립 되었다. 도살장의 용도로 사용했던 건물의 내부는 소가 다녔던 길들이 미로처럼 얽혀있다. 라오창팡을 바라보면 이곳을 도살장으로 사용하기 위해 만든 건축물이 맞나 싶을 정도로 화려하고 웅장하다. <table id="news_image" class="center" align="center" width="580"><tbody><tr><td><img src="http://themetn.com/PEG/13951432861635.jpg" width="580" align="absmiddle"></td></tr></tbody></table> H : 이태리의 콜로세움도 과거엔 다소 잔인해 보일 수 있는 경기가 행해졌다가 지금은 이태리를 대표하는 관광지로 거듭났잖아. 너랑 어딜 가면 좋을지 생각해보니 라오창팡이 떠오르더라.C : 정말 고마워! 정말 정말 고마워! 여긴 처음 와보는 곳이야! 상하이에 이런 곳이 있었다니!  라오창팡의 내부를 구경하며 키아라는 연신 "Oh my GOD!"을 외쳤고 나는 질문을 이어나갔다. <table id="news_image" class="center" align="center" width="580"><tbody><tr><td><img src="http://themetn.com/PEG/13951438083492.jpg" width="580" align="absmiddle"></td></tr></tbody></table> H : 질문과 답변을 되새겨보니 상하이에 대한 좋은 부분만 물어보고 답했던 것 같아. 상하이에서 생활하면서 불편했던 점은 뭐가 있었어?C : 하하 기다리고 있었어. 나도 말하고 싶은 것이 있었거든.. 상하이 기숙사는 중앙난방이 정말 취약한 것 같아. 지난겨울엔 방에서 입김까지 나오더라! 앞으로 상하이 유학이나 어학연수를 준비하는 독자들에게 꼭 전열기를 챙기라고 당부하고 싶어. H : 나도 작년에 내방 창문 틈 사이로 바람이 솔솔 들어오길래 관리실에 문의했더니 그 틈에 테이프를 붙여주는 거 있지. 방에서도 파카를 입고 살았다니깐.C : 다신 떠올리고 싶지 않은 기억이야.. H : 생각하고 경험하는 것들이 다소 비슷비슷 하구나. 그렇다면 너만이 경험했을 법한 특별한 경험이 있었다면 하나 이야기해줘.C : 음 하나를 꼽자면.. 작년 어느 토요일 밤에 친구들과 프랑스 조계지를 걷고 있었어. 갑자기 어디선가 조그만 원숭이가 뛰어오더니 내 친구의 콜라를 낚아채곤 벌컥벌컥 마시는 거야! 더 웃긴 건 그 원숭이가 콜라를 다 마시더니 빈 캔을 다시 내 친구에게 돌려주더라! 이게 믿어져? H : 말도 안 돼! 프랑스 조계지라 하면 신천지?C : 맞아 신천지! 누군가의 애완동물이었던 것 같아.  라오창팡의 미로를 이리저리 다니면서 우리는 서로의 에피소드를 공유하였다. 때론 걷다가 같은 길을 돌기도 하였고, 막다른 길을 마주하기도 하였다. <table id="news_image" class="center" align="center" width="580"><tbody><tr><td><img src="http://themetn.com/PEG/13951432279131.jpg" width="580" align="absmiddle"></td></tr></tbody></table> H : 막다른 길을 보니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든다. 한국은 지금 취업난이 심각해. 많은 대학생들은 취업을 위해 공인 외국어 점수를 올리고, 자격증을 따고, 좋은 학점을 취득하기 위해 24시간이 모자라는 생활을 하고 있어. C : 이태리도 지금 경제난이 심각해. 취업난은 말할 것도 없고. 그래서 많은 이태리 대학생들은 중국을 포함한 타 국가로 언어를 배우러 나가는 쪽을 많이들 택하고 있어. 그 국가의 언어를 배우고 그 나라에서 직업을 가지려는 생각들이지. 나 역시 내 중국어를 좀 더 다듬어서 중국으로 나올 계획을 갖고 있고. H : 그렇구나. 상하이 생활을 통한 너의 구체적인 미래 계획은 뭐야?C : 우선 석사학위까지 취득할 생각이야. 중국 지역이나 문화를 심도 있게 공부하는 과정에서 중국으로 진출할 길을 끊임없이 모색할 거구. 그러다 보면 기회는 찾아오지 않을까? 이곳에서 석사학위 취득을 생각하고 있기도 해! 중국어를 배우고 중국을 공부하고 싶어 하는 사람이 중국에서의 경험이 없다면 그건 진짜 공부가 아니라 생각해. 그 속에서도 남들이 가는 길을 따라가기 보다는 내가 좋아하고 즐길 수 있는 길을 만들고 싶어. H : 중국을 너무 사랑 하고 있는데? 그럼 네가 다시 태어난다고 가정을 해보자. 태어나봤더니 네가 중국인이야. 부모님이 중국 사람인건 당연한 거구. 괜찮을 것 같아?C : Never! 중국을 좋아 하는 건 사실이야. 흥미를 갖고 공부 하는 것도 그렇고. 그렇지만 내가 중국인이라는 생각을 하면 왜 자꾸 끔찍하다는 생각이 드는지 모르겠어.. 난 중국에 적응하긴 했지만 중국화 되지는 않았나봐. H : 이해해 그 마음..! 사진 한방 찍고 돌아가자! <table id="news_image" class="center" align="center" width="580"><tbody><tr><td><img src="http://themetn.com/PEG/13951438413733.jpg" width="580" align="absmiddle"></td></tr></tbody></table>  나는 우리 곁을 지나가시는 청소부 아주머니께 사진을 찍어달라고 부탁드렸다. 아주머니께서 '이! 얼! 싼!'을 외치시는 동안 최대한 인터뷰 할 때의 포즈를 자연스럽게 잡으려 노력했다.  라오창팡을 나와 한 블록도 지나지 않았는데 웅장한 건물 곁에 사람냄새 물씬 풍기는 소박한 삶의 모습들이 보였다. <table id="news_image" class="center" align="center" width="580"><tbody><tr><td><img src="http://themetn.com/PEG/13951438661573.jpg" width="580" align="absmiddle"></td></tr></tbody></table>  정말 신기하게도 몇 걸음 지나지 않은 곳엔 이탈리안 레스토랑도 있었다. 그 순간 역시 놓치고 싶지 않았다. <table id="news_image" class="center" align="center" width="580"><tbody><tr><td><img src="http://themetn.com/PEG/13951438899218.jpg" width="580" align="absmiddle"></td></tr></tbody></table>  산다는 건 한치 앞을 알 수 없는 오묘한 미궁과도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끝을 알 수 없는 길에서 나와 함께 걷는 누군가를 만나면 든든해지고, 예상치 못한 막다른 길에 다다른다면 두려운 마음이 들기도 한다. 누구도 그 끝을 알 수 없기에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내가 걷는 길 위에서 내게 찾아올지 모르는 기회를 잡기 위해서 끊임없는 준비를 하고 있는 키아라. Thank you so mu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