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관사 태극기-데니 태극기-동덕여자의숙 태극기(사진:문화재청)

나가원에서 바라본 진관사 내부전경
진관사 소장 태극기 (등록문화재 제458호)
三角山 마루에 새벽빗 비쵤제 네 보았냐 보아 그리던 太極旗를 네가 보앗나냐 죽온 줄 알앗던 우리 太極旗를 오늘 다시 보앗네 自由의 바람에 태극기 날니네 三千萬 同胞야 萬歲를 불러라 다시 산 太極旗를 爲해 萬歲 萬歲 다시 산 大韓國......(독립신문 제30호에 실린 ‘태극기’라는 시의 일부)
이 시는 오랜 세월(90여년) 진관사(서울시 은평구) 칠성각의 내부 불단과 벽체사이에 묻혀있던 독립신문 제30호에 실린 ‘태극기’시의 일부이다. 당시의 위급한 상황 속에서 태극기에 대한 사랑과 귀중히 여기는 맘이 흠뻑 배어 있음에 놀랍다. 오늘날 여기저기에서 태극기를 쉽게 볼 수 있는 우리에겐 그런 애틋한 맘이 절절히 묻어날 수 없으리라. 그 뜨거운 맘과 손길이 느껴지는 진관사 백초월스님의 비장의 태극기, 조선이 독립국임을 역설했던 외교 고문 Denny에게 고종이 하사한 데니 태극기, 동덕여학교 교장 조동식선생이 간직했던 동덕여자의숙 태극기를 오늘 다시 만나려고 한다. 첫 발걸음이 삼각산 진관사로 향하고 있었다. 미국 오바마 대통령의 식사를 맡고 있는 쉐프 샘 카스가 미국 음식 홍보차 방한하던 중 진관사의 계호스님과 함께 사찰음식을 체험한다는 뉴스를 접한 이들도 있을 것이다. 지금 진관사는 일주문, 해탈문을 지나 길을 따라 오르면 사찰음식 체험관과 초월스님 기념관 등 공사가 한창이다. 공사현장을 조심스럽게 지나면 경내로 들어가는 누각 홍제루에 다다르게 된다. 방문했던 날은 형형색색의 옷차림을 한 등산객들이 붐비고 있었다. 등산객들 사이를 헤치고 계단을 올라서자 먹구름이 몰려오더니 빗줄기가 거세지기 시작했다. 정면에서 오른쪽으로 대웅전 - 명부전- 독성전-칠성각-나한전 등이 펼쳐졌다. 오른쪽 가장 구석진 곳, 눈에 금방 띄지 않는 곳, 한적한 바로 그 칠성각이 초월스님의 긴박했던 순간의 흔적이 묻어나는 곳이다.
진관사 칠성각 옆 안내판과 칠성각
고려 현종(1011년)때 건립된 천년고찰 진관사는 한국전쟁으로 대부분의 전각이 소실되고, 남아있는 독성전, 칠성각, 나한전을 2009년 5월 보수작업 할 때. 칠성각 해체과정에서 태극기에 싸여진 독립신문류 등 6종 20점의 유물이 발견되었다, 1919년 6월~12월사이의 발행일자로 보아 독립운동가 초월스님(1878-1944, 경남 고성 출신)이 1920년 초 일제에 체포되기 직전 긴박한 상황에서 숨겨놓은 것으로 보고 있다. 독립신문, 조선독립신문, 신대한신문 등 동일 장소에서 귀중한 독립운동 사료가 한꺼번에 발견됨에 따라 당시의 생생한 역사를 읽을 수 있다. 일장기 위에 태극기(89x70cm)를 덧그린 것으로 보이며, 색깔이 변하고 윗부분이 불에 탄 흔적이 있다. 2010년(2.26-3.14)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진관사 태극기> 특별전을, KBS 1TV에서 <초월의 비장, 진관사 태극기>라는 3.1절 특집극을 방영하면서 항일독립운동의 한 면을 재조명하게 되었다. 지금은 진관사에서도 그 태극기를 관람할 수 없으나 진관사를 가는 길목과 칠성각 왼편에 기록된 내용을 통해 만날 수 있다. 진관사에 가면 1944년 청주교도소에서 옥중 순국한 백초월스님의 애틋한 나라 사랑을 기억해보자.
데니 (O. N. Denny) 태극기 (등록문화재 제382호)

국립중앙박물관 데니태극기 전시관명과 전시모습
이제 국립중앙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는 데니 태극기를 보러 갈까요? 건물의 출입구를 들어서면 전시 1, 2, 3층을 어우르는 높은 천장으로 시야가 확 트인 으뜸홀이 나온다. 이곳은 박물관의 전시실로 통하는 관문으로서 전시공간을 향해 서서 보면 효율적인 동선으로 배치된 각층의 전시실이 좌우의 양 날개처럼 펼쳐져 있다(국립중앙박물관 홈페이지 으뜸홀 안내문 일부). 중·근세관을 들어서면 입구에 조그마하게 (A4크기정도) 전시된 모습만 볼 수가 있네요. 데니 태극기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태극기로 보고 있다. 가로 180cm, 세로 263cm의 크기로 광목천에 태극 문양과 4괘를 천으로 오려 붙여 박음질한 것으로 ,태극기를 거는 끈이 있으며, 2008년 8월 63주년 광복절을 맞아 동덕여자의숙 태극기와 함께 문화재로 등록되었다. 독립기념관에서는 2008년 8. 12(화) - 31(일)까지 특별기획 전시실 1에서 <문화재 태극기 특별기획전>을 열기도 했다. Owen Nickerson Denny (1838-1900)는 미국 오하이오주 모건 카운티에서 태어나 구한말 고종(1863-1907)재위 당시 1886-1890년까지 외교 고문을 지낸 미국인으로, ‘청한론(China and Korea)'이라는 저서를 통해 조선이 청의 속국이 아닌 독립국임을 강조하고 또한 청의 내정간섭을 비판하다가 미움을 받아 파면당하게 된다. 1891년 1월22일 떠날 때까지 타협을 모르는 법률가로서 조선을 위해 외로운 투쟁을 했던 그가 미국으로 돌아갈 때 고종이 하사한 태극기가 바로 이것이다. 조선 정부로 하여금 자주 독립 정신을 갖도록 권고한 그가 죽은 후 누이 가족이 보관하다가 후손인 William C. Ralston이 1981년 6월23일에 우리나라에 기증한 것이다. 현재로선 가장 오래된 태극기로 간주하는 이 데니 태극기를 볼 수가 없어 안타까운 맘으로 발길을 돌려야만했다. 박물관의 수장고에 보관되어있다는 관계자의 말에 훗날을 기약하면서... 관람 가능한 시기(교체 전시할 경우) 안내는 홈페이지를 통해 알 수 있다.
동덕여자의숙 태극기(제384호) 동덕여자대학교 여성학센터(5층-춘강기념관)
100여년 세월의 역사를 지켜보며 살아온 태극기가 지금 그곳, 동덕여대 여성학센터 5층 춘강기념관에 있다. 바로 동덕여고와 동덕여대의 전신인 동덕여자의숙 태극기이다. 1908년 개교때 교정에 게양되어 휘날리던 그 태극기는 일제강점기에 우리와 함께 암울한 시기를 보내야만했다. 일제강점기에 교장으로 취임한 춘강 조동식 선생이 장롱 속 깊숙이 보관했다가 1919년 3.1운동 당시엔 장독대 밑으로, 그 후엔 또 보자기에 싸서 함속에 보관하는 등 태극기에 대한 애타는 맘을 고스란히 간직한 이 국기는 2008년 8월에 문화재로 등록되었다. 한국 전쟁으로 피난 갈 때도 조동식 선생의 괴나리봇짐 속에 숨겨진 채 아픔을 함께 겪었던 그 국기에 관한 이야기는 중학교 민주생활 교과서(1966년)에 ‘내가 간직한 국기(글:조동식)‘라는 글이 실렸으며, 초등학교 5학년 도덕교과서에는 ’50년을 간직한 태극기‘ 라는 글이 소개되었다고 한다. 그 이후 동덕여고와 동덕여대의 학교 중요 행사때 게양되어오다가 동덕여대로 이전된 것이다. 학교의 정신적 지주로서의 역할이 컸던 이것은 흰색 면 바탕에 검정색, 청색, 빨강색의 옷감을 잘라 괘와 태극을 만들었다. 현재의 태극기에 비하면 괘의 길이와 모습이 다르고 색이 바랬지만. 가로 144.5cm, 세로 129cm의 이 아름다운 태극기를 보면 스쳐온 지난 역사들을 거슬러 되짚어보는 기회가 될 것이다. 개인 관람은 제한될 수 있으며, 학생들의 단체관람은 사전 신청하는 경우는 가능하다고 한다.
* 자료 참조: 1.청한론 외 (O. N. Denny 지음, 신복룡, 최수근 역주, 집문당, 1999) 2.문화재청의 해설과 현장의 안내문을 참고로 했으며, 크기나 수량이 상이한 경우는 현장의 안내문을 기준으로 작성하였음.
여행 Tip>
1. 진관사 (http://www.jinkwansa.org/main.asp) *위치 : 서울시 은평구 진관동 354 *지하철 이용시 : 지하철 3호선 연신내역 3번 출구에서 7211번 버스, 701번 버스를 타고 진관사앞 (하나고앞)에 서 하차하여 진관사 표지판이 있는 오른쪽 길을 따라가면 된다. (도보 15분 정도), 혹은 연신내역 3번 출구 하나은행 앞에서 진관사 차량을 이용할 수 도 있다. (홈페이지 시간표를 참고) 진관사주변에는 식당가나 상가가 없으므로 산사의 숲에서 오래 머무르고 싶다면 도시락 지참을 권한다.
2. 국립중앙박물관 (http://www.museum.go.kr/site/main/index001) * 위치 : 140-797 서울시 용산구 서빙고로 137(용산동 6가 168-6) * 지하철 이용시: 4호선 / 중앙선(덕소-용산)이촌역 2번출구 방향 '박물관 나들길'⇔박물관 서문 * 월요일은 휴관 3. 동덕여자대학교 (http://www.dongduk.ac.kr/index.do) * 위치 : 서울시 성북구 화랑로 13길 60 * 지하철 이용시 : 지하철 6호선 월곡역 3번 출구 * 정문을 지나 오른쪽 학생회관을 지나면 여성학 센터가 있다. * 단체관람을 하고자 할 때: 문의 (02-940-4082 혹은 02-940-4231)
(글, 사진: 김형숙, 연대 여행작가 http://cafe.naver.com/ystw) *본 기사는 연세대학교 여행작가과정(http://cafe.naver.com/ystw)과의 MOU를 통해 제공하는 것으로, 본문의 모든 내용, 이미지, 편집 및 구성의 저작권은 해당 작가에게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