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관 파이퍼홀 >
방학을 맞아 그냥 놀기만 하는 아이가 걱정된다면 하루 정도 공부도 UP↑ 자녀 사랑도 UP↑ 시키는 근대문화유산 투어를 생각해보자. 배꽃이 흩날리는 4월이 아니면 어떤가. 아이랑 산책하며 장래의 꿈에 대해서 자연스럽게 얘기 나누다 보면, 놀면서 근대역사를 공부하게 될 것이다.
서울지하철 2호선 이대역 2번 출구로 나와 곧장 걸어가다 보면 고종이 배꽃이라는 교명을 하사했다고 하는 이화학당의 이화여자대학교 정문과 마주치게 된다. 입구에서 오른쪽 이화 웰컴센터에서 캠퍼스 가이드 책자를 받아 이동하면 한결 쉽게 다닐 수 있다.
ECC (Ewha Campus Complex-이화캠퍼스복합단지)의 양쪽 건물 사이로 걸어서 계단 끝까지 오르거나, 정문을 지나 오른쪽 길을 따라 계속 가다보면 카페 ‘아름뜰’ 옆으로 우거진 숲속에 고딕 양식의 본관 파이퍼홀이 모습을 드러낸다.
이화여자대학교 본관 파이퍼홀
등록문화재 제14호인 이화여대 파이퍼홀은 이화캠퍼스에 지어진 최초의 건축물이다. 이화여고와 함께 정동에서 이화학당 대학과로 시작했던 이화여대는 좁은 교사를 확충하기위해 이곳으로 이전하게 된다. 본관으로 불리우는 지상3층의 이 석조 건물은 우리나라 여성 고등교육기관의 대표적인 것으로 건축미가 뛰어나다는 평을 받고 있다. 미지의 나라 한국의 여성교육을 위해 기꺼이 기부한 독실한 기독교신자인 Pfeiffer부부를 기리기 위해 ‘파이퍼홀’이라고 명칭한 것이다.
<본관 파이퍼홀 중앙 출입구>
1935년에 세워진 이 건물은 한국전쟁 당시에 지붕과 기도실이 파손된 것을 원형대로 복구했으며, 일본인들이 없앤 건물 중앙의 십자가도 그 뒤에 복원했다고 한다. 한국전쟁 이전에는 학생들의 강의실로 쓰였으나, 지금은 입구에 있는 총장실을 비롯해 행정본부로 사용되고 있어 관람이 제한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높은 첨탑과 뾰족한 아치가 고딕 양식의 특징이나, 파이퍼홀은 낮은 층의 학교나 교회 건물에 주로 적용했던 튜더식 건축 양식의 평편한 아치로 되어있으며, 네모난 창호가 단아하면서도 정적인 인상을 주고 있다.
관계자의 말에 의하면 일제강점기에 지어진 이 건축물을 보기위해 요즈음도 일본인들이 가끔 찾아오기도 한다고 한다. 기도와 모금운동, 그리고 교육에 대한 열정을 쏟았던 선교사들과 파이퍼 부부의 기부가 원동력이 된 신여성교육기관의 발자취를 따라가면서 다시 한번 우리의 교육역사를 되짚어보는 것은 큰 의의가 있을 것이다.
<본관 파이퍼홀의 좌측>
사실, 근대 여성교육의 발상지는 이화학당에서 시작되었으니 정동에 있는 이화여고의 이화박물관과 자습실로 되어 있는 심슨기념관(등록문화재 제3호)을 먼저 방문하면 당시의 모습이 더 진하게 다가올 것이다. 여유가 없다면 파이퍼홀 오른쪽 길을 따라 이화역사관으로 가면 정동에서의 이화학당을 사진으로 접할 수 있다. 한국전쟁 당시 부산으로 피난한 전란 속에서의 면학 모습과 한국 최초의 여성전용병원 ‘보구여관(保救女館)’ 등 이화의 다사다난했던 이야기들을 읽을 수 있다.
<이화역사관>
이화여고와 이화여대의 전신인 이화학당은 미국에서 아펜젤러부부와 함께, 의사인 아들(William Scranton)부부를 데리고 온 선교사 메리 스크랜턴 (Mary F. B. Scranton)이 여학생 한 명에게 영어수업을 한 날(1886.5.31)이 창립일인 셈이다. 친지 및 미국 감리교 해외여성선교부의 기금을 받아 한옥 기와집을 건립하여 교육하던 중 학생수의 증가로 인해 한옥 교사는 헐고 양옥 교사를 짓게 되었다. 계속되는 교사의 확충과 필요성으로 인해 이전된 현재의 이 곳 이화여대에서 대학교육이 지금껏 이루어지게 된 것이다. 기독교적 소명아래 우리나라 최초의 여의사 박 에스더(김점동), 유관순 등과 같은 배움의 열망에 가득 찬 여성들을 나라의 일꾼으로 이끌어 준 선교사들의 열정과 사랑을 우리는 다시금 새겨봐야 할 것이다.
파이퍼홀의 외형만이 아닌, 선교사의 힘에서 시작된 교육에 깃든 정신을 느낄 수 있도록 이러한 얘기도 나누며, ‘아름뜰’ 카페 나무 그늘에 앉아 쉼의 시간을 가져보자.
이제 보기 드문 신개념의 지하 캠퍼스 공간, 건축가 도미니크 페로가 디자인했다는 ECC (이화복합단지)로 가서 서점, 영화관 등에도 들러보자,
구 신촌역사
캠퍼스투어를 마치고 돌아가는 길이라면 정문을 벗어 나와 오른쪽 길을 곧장 내려가면 신촌기차역을 만난다. 신촌역이라고 쓰여 있으나 흔히 신촌 지하철역과 구분하기위해 신촌기차역이라고 부른다. 등록문화재 제136호인 구 신촌역사 (서울시 서대문구 )로 발걸음을 옮겨보자. 지금은 신촌 관광안내센터로 사용되고 있는 이 건축물은 경의선로의 역사였으며, 1920년경 세워진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기차역이라고 볼 수 있다. 현 신촌 민자역사를 지을 당시 철거될 위기에 처했던 대합실과 역무공간이던 이 역사를 지금 위치에 이전하여 복원해 놓았다. 현재 이 건물의 실내에는 서대문구 옛 모습을 담은 사진들이 전시되어있으며, 이 지역을 찾아오는 방문객들을 위해 안내하고 가이드 맵 등 관광자료를 제공하고 있다.
당시 흔히 유행하던 맞배지붕과 삼각형 박공지붕의 양식을 띤 이 역사는 우리 근대사에 있어 기차역으로서의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안타깝게도 앞에 있는 주차장의 많은 차들로 인해 역사가 가리어져 있다는 점이다. 이 공간을 좀 더 시민들이 문화의식을 갖고 즐길 수 있도록 또한 우리 근대역사를 짚어보고 생각할 수 있는 녹지공간으로 꾸며놓았으면 얼마나 좋았겠나 하는 생각을 해본다. 그러면 신촌지역을 방문하는 내·외국인 관광객들도 더 쾌적한 주변 환경속의 관광안내센터를 이용할 수 있지 않을까.
< 현 경의선 신촌역사와 구 신촌역사-실내전시 모습>
여행 Tip>
1. 지하철 이용시 동선: 서울 정동 이화여고 심슨관(시청 지하철역 11번 출구) -이대 지하철역(2번출구)-이화여대 웰컴센터-본관 파이퍼홀-이화역사관-이화캠퍼스 복합단지-구 신촌역사
2. 이화 캠퍼스 투어를 원할 때: 이화여자대학교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길 52)에서는 이화를 방문하는 방문객에게 웰컴 투어, 테마투어(시즌별 운영, 역사투어, 건축투어)를 실시하고 있으며, 중·고생을 위한 견학 투어는 인터넷으로 상시 신청이 가능하다.(문의 : 02-3277-3277)
3. 주변 상가: 학교 주변엔 패스트 푸드점에서부터 고급 레스토랑까지 다양한 음식점들이 있다. 최근엔 중국인 관광객들이 몰려오면서 신촌역사 앞에는 항상 관광버스로 혼잡하 며, 화장품이나 옷가게 주변엔 중국인 관광객들로 붐빈다.
입안 가득히 차거운 여름을 맛보고 싶다면 학생들에게 인기있는 ‘설빙’(대현공원앞, 이대지하철역과 이대정문 중간지점정도에 위치) 이나 ‘호밀밭’(신촌기차역에서 신촌세브란스병원쪽으로 가는 굴다리 맞은편)에서 팥빙수나 과일빙수를 먹어보기를 권한다.
(글, 사진: 김형숙, 연대 여행작가 http://cafe.naver.com/ystw)
*본 기사는 연세대학교 여행작가과정(http://cafe.naver.com/ystw)과의 MOU를 통해 제공하는 것으로, 본문의 모든 내용, 이미지, 편집 및 구성의 저작권은 해당 작가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