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 좋아허는 양반치고 내력 없는 분은 없습디다.
소리를 좋아하시게 된 내력이라도 있으시유
1993년 영화로 만들어져 반드시 보아야 할 영화중 하나였던 서편제
외국 라이센스 뮤지컬들이 인기몰이를 하는 중에
세번째 막을 애잔하게 내린 뮤지컬 서편제
스토리와 배우가 맞물려 들려주는 음악은
객석에 앉아있는 나를 울리고 또 울렸다.
카르멘에서 처음만난 차지연 배우가 주연이라는 말에
아무 망설임 없이 선택한 서편제
지금은 이 소중한 뮤지컬을 마지막 공연 한번으로 보내고 말았다는게
너무 후회가 된다.
2014년 5월 11일
마지막 공연이 올라가는 유니버셜 아트센터로 향했다.
우선 무대는 희고 넓었으며 깊었다.
다른 공연처럼 화려한 장식이 없어도 무대를 채우는 소리는 가득했다.
무엇보다 창극과 판소리가 뮤지컬이라는 무대와 만나
이렇게 세련되게 변모를 할수 있다는것이 놀라웠다.
한국스러운것을 이렇게 어렵지 않게 대중앞에 내어놓다니
넘버를 맡아준 윤일상님의 능력에 다시한번 놀래고
그 섬세한 감정선을 천천히 객석으로 내려놓는 배우들의 연기에 놀랬다.
뮤지컬 서편제는 많은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송화의 소리, 동호의 소리, 유봉의 소리 그저 소리만 집중한다.
소리가 그들을 웃게하고 소리가 그들을 울게하고 소리가 그들을 잡아둔다.
그들의 질문에 언젠간 너도 알게될꺼다. 한마디만 남긴다.
실은 관극을 마치고 무슨말을 해야할지 몰랐다.
그것은 한달이 넘은 지금도 말로 설명되지가 않는다.
누군가가 그날의 내 감정을 글이라는 것으로 표현해준다면...
서편제의 유명한 넘버 [살다보면]
아무것도 모르고 들었을땐 그저 슬픈 음악
돌아가신 어머니가 남겨준 그저 살다보면 살아진다 라는 주문을
어린 남매가 힘들때 서로를 위하는 그저 가여운 곡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객석에서 난 그것은 나의 착각이라는 것을 알았다.
하지만 그 살다보면 살아진다는건 정말 주문이었다.
그들이 행복해 지기 위한 주문
어린 송화가 노래를 하면 어른 송화가 나와 함께 음악을 한다.
나의 눈물은 여기서 부터 시작되었다.
시작 17분쯤이었을 것이다.
그 이후 송화가 해맑게 웃으며 소리를 하는 장면에서도
그녀의 천진난만한 표정은 나를 울게했다.
소리에 지친 어린 동생을 위해 사랑가를 불러주는 송화는 나를 웃으며 울게 했다.
다 내려 놓고 원한을 몸에다 쟁여야 난다는
그 소리 소리 소리 ...
큰 소리꾼이 되라며 딸의 눈을 멀게한 아버지
그리고 그저 나에게 무슨짓을 한거요 하는 송화
그 소름끼치도록 사무치는 장면은 관객도 숨을 멈출수 밖에 없었다.
소리에 묶여 있던 송화 유봉 동호...
동호가 누구 땜시 갔는디
엄마도 죽고 동호도가고
그 망할놈의 소리가 대체 머간디
이러고도 그 소리 못찾으면 아부지가 내 원수여!
훗날 우연히 만난 남매가
서로 심청가를 하며 한을 풀어낸다.
서로를 알지만 모르는것처럼.
송화야.. 되었다.. 이제 그만 내려놓아... 무대를 향해
관객인 내가 말을 걸었다.
참 먹먹하고 눈물이 멈추지 않았던 뮤지컬 서편제
하지만 무언가 시원했던 뮤지컬 서편제
맘 속에 무언가가 탁 풀리는 느낌과 함께 내 마음속 미련도 함께 내려두고 나왔다.
다음 막이 오른다면 이 뮤지컬을 절대 한번으로 보내진 않으리라.
참좋은 뮤지컬을 만났다.
공연후 팬들에게 둘러쌓인 차지연 배우님에게,
참 고맙습니다라는 인사를 하고 나왔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