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 편(3)
우리나라 드라마 중에 '하노이 신부'라는 단막극이 있습니다. 2005년인가? 추석특집극으로 SBS에서 방영되었는데, 하노이의 멋진 풍광과 함께 여주인공 '티브' 역을 맡았던 '김 옥빈'의 연기가 인상적이었던 드라마입니다.
예전에 프랑스 영화 '인도차이나'에 나왔던 '린 당 팜'이라는 베트남 출신 여배우가 우리나라 드라마(머나먼 쏭 바 강)에 출연한 적이 있었기 때문에, 이 '하노이 신부' 역시 '티브'라는 여주인공이 베트남 출신임을 의심하지 않고 보았던 것 같습니다.
하얀 아오자이를 입고 자전거를 타는 ‘티브’의 모습은, 나이든 독거노인의 가슴을 모처럼 설레게 하고도 남았습니다.
그런데 한국남자와의 가슴 아픈 사랑을 연기한 앳된 이 베트남 처녀가, 알고 보니 '김 옥빈'이라는 우리나라 신인 여배우임을 알고는 깜짝 놀랐던 기억이 납니다.
지금은 주연급 배우로 성장하였지만 당시는 '김 옥빈'이라는 여배우를 아무도 몰랐고 또한 베트남어를 유창하게 하는 반면 한국말은 서툴게 연기하는 등 인물설정 탓이기도 했겠지만, 아무튼 '김 옥빈'은 지금 보아도 '티브'라는 순수한 베트남 여대생 역을 아주 잘 소화했던 것 같습니다.
드라마 속에서 '티브'와 '은우(이 동욱 분)'가 함께 데이트를 즐기고 사랑이 영원하길 기도하는 장면은, 바로 하노이 '호안 키엠' 호수 안에 있는 '응옥썬 사원'에서 촬영되었습니다.
두 연인이 키스를 하는 장소는 '응옥썬 사원'으로 이어지는 붉은 다리 위에서 입니다.
'응옥썬 사당'에는 '호안 키엠' 호수의 어원(환검)이 된 거북이가 유리관 안에 박제로 전시되어 있습니다.
‘환검(還劍)’ 즉 ‘검을 돌려주다’는, ‘여(黎)’ 나라를 세운 ’레 로이‘가 이 호수에서 건져 올린 검으로 중국의 침략을 막아 낸 후 거북이가 나타나 검을 물고 호수 속으로 사라졌다는 전설에서 기인합니다. ’환검‘의 베트남 식 발음이 바로 ’호안 키엠‘입니다.
‘호안 키엠’ 호수 주변을 거닐다보면, 새삼 ‘한류’의 위용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응옥썬 사당’을 나와 왼편 길을 따라 걷다보면 길거리 화가들이 그려놓은 캐리커처 그림들을 볼 수 있는데, 미남축구선수 ‘데이비드 베컴’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 캐리커처는 ‘윤 은혜’가 분명합니다. 이뿐 아니라, 대로변으로 나 있는 ‘보은문(報恩門)’ 안에도 “ ~ 소녀시대! 사랑해요 ~ ”라는 손 글씨가 적혀져 있습니다.
‘호안 키엠’ 호수는 낮에도 볼거리가 풍성하지만, 밤이 되면 또 다른 모습으로 여행자들을 유혹합니다. ‘응옥썬 사원’이나 ‘거북 묘’는 물론이고, 붉은 다리 역시 조명으로 인해 환상적인 자태를 띱니다. 호수주변은 사랑을 속삭이는 연인들로 온통 핑크빛으로 물듭니다.
이 ‘응옥썬 사원’ 바로 길 건너에는 하노이의 명물인 ‘탕롱 수상극장’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몇 년 전 처음 이 ‘수상연극 극장’을 찾았을 때 [탕롬 물인형국?]이라는 판독불가의 한글 팸플릿을 받은 기억이 있는데, 지금은 한 눈에도 보다 세련되어진 한글 안내 팸플릿을 볼 수 있습니다.
드라마 ‘하노이 신부’는 이 ‘응옥썬 사당’을 비롯한 하노이의 우아하면서도 고풍스런 도시풍광을 잘 보여주고 있지만, 그 중에서도 압권은 ‘하롱 베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은우’와 ‘티브’의 엇갈리는 사랑을 보여준 곳이 바로 ‘하롱 베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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