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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베트남 영화처럼: 9. 훼(2); 2015.08.07 01:30 입력

9. 훼(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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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중에 3개의 황릉을 관람한 다음, 여행사에서 마련한 점심을 먹고는 다시 '훼' 시내에 있는 '시타델'로 돌아와 황궁을 보는 것으로 오후 투어가 시작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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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베트남 국기가 펄럭이는 깃발 탑을 지나면, 황궁으로 들어가는 출입문이 나옵니다.
입구를 들어서면, 가장 먼저 '응오 몬(Ngo Mon)'이라는 독특한 구조의 누각 문이 눈에 들어옵니다.
 영화 '인도차이나'에서 '엘리안느'가 황궁으로 '카미유'를 만나러 가는 장면에 나오는, '정직탕평(正直蕩平)'이란 한자가 붙어있는 3칸짜리 석조 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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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오 몬'과 연결되어 있는 다리를 지나면 '태화전'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우리나라의 '근정전'처럼, 황제의 집무공간으로 사용되던 곳입니다. '태화전' 앞에는, 우리나라 경복궁과 마찬가지로 '종 4품' '정 2품' 등 문무백관들의 품계가 적혀있는 석조구조물이 남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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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전쟁이 한창이던 1968년, 월맹군의 '텟(구정) 공세'로 인해 '황궁'을 비롯해서 '훼' 중심부의 유적들은 대부분 훼손이 되었습니다. 베이징의 '자금성'과 같은 이름을 가진 궁궐 터는 아직도 그 당시의 상흔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원조 '자금성'의 규모에 비하면 초라할 수도 있는 베트남 '응웬 왕조'의 미니 '자금성'이지만, 전쟁을 거쳤다는 점에서 또 다른 감회를 안겨주기에 충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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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적지 곳곳에는, '훼'의 온갖 영욕의 역사를 보여주는 오래된 사진들도 전시되어 있습니다.
낡은 흑백의 사진들 중에서도, 특히나 '황제의 대관식' 사진이 눈길을 끕니다.
황궁관람을 마치고 출구 쪽으로 나가다보면 ‘현인문’이라는 이름의 문이 나오는데, ‘훼’ 유적 중에서도 가장 아름답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뛰어난 자태를 뽐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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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궁' 관람을 마친 후, 이번에는 시내에서 4Km 정도 떨어진 '티엔 무 사원'으로 향했습니다.
21m짜리 7층탑인 '티엔 무' 사원에 올라서면, '향(흐엉) 강'이 한 눈에 들어옵니다.
사원 자체는 그다지 큰 볼거리가 없지만, 베트남 전쟁 당시 부패한 독재정권에 항거하여 분신을 시도한 '탁광득' 스님이 탔던 차량이 전시되어 있는 탓에 베트남 현지 관광객들에게는꽤 인기가 있는 유적지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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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엉' 강변에서 대기하고 있던 용머리 배를 타고 다시 시내로 돌아오는 것으로, '훼' 일일투어는 모두 끝이 났습니다.
이제 시내로 들어가서 '분보 훼'라는 이름의 유명한 지역특산물 국수를 먹는 것으로, '훼' 투어는 대미를 장식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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