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시 출발을 위해 조식을 일찍 먹었다.
임팔라 호텔서 킬리만자로 입구까지 2시간. 티켓팅하고, 입국신고서(싸인 필수) 쓰고 우비 빌리고, 가이드 부르고(5인당 1명이 필수인데 4명 중 2명만 와있는 상태...)... 결국 어영부영하다가 가이드도 없이 10시경에 출발.
벌레 하나, 새 소리도 듣기 힘든 고요한 산행이 시작된다.
길이 비포장인 걸 감안하면 배수로에 계단까지 정비가 잘 되어 있는데다가 거의 평지에 가까워 그리 힘들 것도 없다. 다만 당일 여정인 탓에 3000미터까지만 가는 것이 아쉽고, 안개가 심해 킬리만자로 정상은 상상만 할 수 밖에 없었다.(오는 길에 구름에 둘러 쌓인 산꼭대기를 바라본 것이 소득)
화장실이 대략 1시간 간격으로 설치되어 있고(입구 부근일수록 설비가 좋은 편), 의자는 없으나 앉아서 쉴 만한 공터와 쓰러진 나무들이 눈에 띈다. 아침부터 날이 흐리고, 비까지 쏟아지는 상황이라 그냥 걸어올라가면서 도시락을 하나둘씩 꺼내먹었다.
당일코스의 정상(?)인 3000미터에는 조그만 휴게실을 겸한 산장이 있다. 킬리만자로의 정상을 보며 킬리만자로(맥주)를 마시고 싶었으나, 인증샷으로 만족하자. 10분간 휴식 후 복귀.
나의 경우 오르막 4시간, 내리막 3시간으로 평균 8시간 코스.(왕복 24킬로미터)
딱 8시간이면 22명 전원이 등반을 마무리하였다. 호텔까지 2시간 소요되는 것을 감안해 간단한 비상식량을 챙기는 것이 좋겠다.
내려오면서 포터만 백여명을 만났다.
3000미터에서 숙박이 필요한 장기등반객(4박 이상, 주로 유럽팀)의 경우 포터가 텐트, 의자, 프로판 가스 등 모든 짐을 운반한다. 심지어 개인 가방까지. 일당 7불(팁 포함해야 10불)이란 얘기에 깜짝 놀랐으나 탄자니아의 GNP를 감안하면 고소득 직장인 셈. 오직 젊음이 무기인 일부 남성만이 킬리만자로의 포터가 될 수 있을 테니까.
한국인이라면 대체로 “불쌍하다, 안됐다.”란 심경을 가지게 마련인데, 정작 그 친구들은 눈만 마주치면 “잠보, 맘보”를 외친다. “넌 어디서 왔니?”라고 묻는 장난스러운 눈빛만으로도 내리막길이 즐거워 진다.
오르막길은 우리팀 밖에 없었다. 킬리만자로까지 오는 여행자는 대부분 일주일 안팎의 여정으로 오는 등반팀인데, 그 경우 3000미터에서 1박을 한다고 한다. 점심까지 먹고 출발하는 느긋한 여정.
* 출처 : <원코스 아프리카 : 케냐 & 탄자니아>, 삐급여행(조명화), 테마여행신문 TT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