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여행가다 16탄, 이번엔 유럽이다!
테마여행신문이 주최하고, 몬스터팩토리가 주관하는 ‘대한민국 유일한 여행시리즈 강좌’라는 ‘나는 여행가다’ 16탄의 테마는 바로 ‘꽃보다 유럽’! 어지간한 연예인보다 명성을 날렸던 KBS ‘1박 2일’ 나영석 PD가 tvN에서 새롭게 선보인 ‘꽃보다 할배’를 연상케 합니다. 그러나, 단순히 방송을 카피했다기엔 오늘 강좌에서 소개되는 작가들의 면면이 만만치 않습니다.
전직 스위스 관광청 홍보담당이 집필한 ‘스위스스케치’과 현직 디자이너가 그려낸 ‘북유럽처럼’의 여성작가, 유럽전문여행사 내일투어 직원으로 유럽만 서른번 방문한 OP는 물론 ‘당신의 캠퍼스를 가져라’를 출간한 캠퍼스해설사까지 단 하루에 만나볼 수 있다면 믿어지십니까? 단 15,000원짜리 이코노미 클래스 티켓만으로도 유럽으로 떠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마흔 여명의 승객은 놓치지 않았습니다.
2013년 11월 16일 토요일 오후 4시부터 7시까지 압구정 테크노베이션 센터에서 개최된 ‘나는 여행가다’ 16탄은 강연만 제공되는 이코노미 클래스, 책 한권이 제공되는 비즈니스 클래스, 책 2권이 제공되는 퍼스트 클래스란 세 종류의 티켓 중 하나를 선택하실 수 있습니다. 이코노미 클래스 승객도 내일여행과 레일유럽, 스위스 관광청 등이 후원하는 다양한 자료집과 지도를 기본 제공 받으시더군요. 거기에 비행기 티켓 모양의 추첨권을 통해 전 8권으로 구성된 ‘유럽으로 가출하기’ 세트, 스위스 관광청 캐리어벨트, O was in이 만든 레일유럽 열쇠고리 등 풍성한 여행용품까지 득템한 탑승객의 표정은 마치 출국 전야의 여행자들을 연상케 했습니다.
스위스에 대해 뭐가 궁금하세요?
첫 번째 취항지는 바로 스위스. 320여 페이지의 묵직하지만 산뜻한 노란색 표지가 인상적인 ‘스위스 스케치’의 박윤정 일러스트레이터는 현재 육아로 바쁜 와중에도 스위스에 대한 열정과 사랑으로 선뜻 강연을 수락했다고 합니다. 강연 뿐 아니라 전직 직장인 스위스관광청과 전문여행사 레일유럽의 풍성한 지원까지 땡겨 오신(?) 그야말로 여행전문가 중의 전문가.
딱딱한 강연은 영 지루할 것 같아 편안하게 질의응답으로 시작된 강연은 처음에는 조금 어색했습니다. 그러나, 스위스의 비싼 물가를 헤치고 여행하는 노하우, 퐁듀에 얽힌 스위스의 역사, 인터넷에선 찾아볼 수 없는 명소 등에 대한 질문들이 척척 해결되면서 30분이란 시간이 모자를 정도로 질문이 쏟아졌습니다.
스위스 음식하면 일단 퐁듀가 떠오르는데요, 정말 맛있나요?
퐁듀는 사실 찌질한(?) 음식이였습니다.(웃음)
“우리나라에서는 굉장히 고급스럽고 낭만적인 이미지를 갖고 있는 퐁듀는 사실 척박한 스위스의 열악한 상황에서 시작했습니다. 지금이야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제품도 많고, 자연친화적인 관광목적지로도 각광받고 있지만 과거의 스위스는 정말 먹고 살만한 꺼리가 없는 유럽의 시골이였습니다.(웃음) 오죽하면 남자들이 목숨 걸고 일해야 하는 용병이란 직업으로 가족들이 연명했겠습니까. 퐁듀는 먹고 남은 치즈 조각을 어떻게든 재활용(?)하기 위한 고민 끝에 와인과 함께 끓여서 빵조각과 함께 먹는 음식입니다. 우리나라로 치면 온갖 음식 짜투리를 넣고 끓이던 부대찌개쯤 된다고 할까요?(웃음) 참, 이태리나 프랑스처럼 잘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스위스에서만 드실 수 있는 와인도 추천합니다. 묵직한 느낌은 덜하지만, 스위스의 깨끗한 자연환경에서 자란 포도의 산뜻함을 맛보실 수 있습니다.”
스위스에선 뭘 사면 좋을까요?
Made in Swiss가 믿을 만한 이유
“소위 말하는 명품이 프랑스, 영국 등 서유럽권에서 만들어 지는데 반해 스위스에는 이같은 제품을 찾아 보기 힘듭니다. 아까 말씀드린데로 스위스는 먹고 살기 쉽지 않은 환경이였기 때문에 이같은 사치품(?)보다는 실생활에서 당장 사용해야 하는 제품에 대한 고민이 컷기 때문입니다. 칼 하나를 만들어도 오래 쓸 수 있는 제품이 인기가 있었고, 오래 쓰는 제품이였기 때문에 화려한 디자인보다는 투박하더라도 견고한 것이 사랑받았습니다. 스위스가 자랑하는 시계, 칼 등의 제품은 단순히 기술이 뛰어난 제품이기 이전에 스위스인이 제품에 대해 가지고 있는 철학에 기인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스위스 물가가 좀 비싸다던데...
서유럽과 비교하면 비싼 건 사실입니다.
“그러나, 서유럽식으로 먹지 않는다면 의외로 경비를 절감할 방법은 많습니다. 스위스 도시마다 있는 COOP이라는 협동조합을 이용한다던지, 스위스 전역을 커버하는 교통패스인 ‘스위스 패스’를 구매한다던지 하는 것이지요. 스위스 패스 하나만 있어도 교통비가 따로 필요하지 않을 정도로 연계가 좋습니다. 특히 스위스 패스 이용자는 10% 정도의 예약비만 추가로 지불하면, 여행자라면 반드시 한번쯤 타봐야할 골든 패스 파노라믹, 골든패스 클래식 등의 관광열차도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180도 통유리가 설치된 몽트뢰-츠바이짐멘 구간은 정말 강추합니다. 클래식 기차 또한 고풍스런 19세기 살롱을 연상시키는 인터리어로 어른들이 유독 사랑하시더라구요.”
갈 곳도 많고, 하고 싶은 것도 많은데... 어디가 제일 좋나요?
“인터넷 등에 이미 소개된 지역은 다들 잘 아실 것 같고... 개인적으로 몇가지 추천해 드리겠습니다. 가장 먼저 쮜리히에 가시면 웨스트 지역에 들러보세요. 오래된 건축물이 남아 있어 호젓한 분위기를 풍기는 곳인데요, 아직도 주민 투표를 하면 개발보다는 보전쪽으로 결론이 나는 동네랍니다. 철도 한번 놓기위해 두어번씩 주민투표를 거칠 정도다보니 과거 비누, 직물, 양조공장 등이 있던 공장터를 지금도 새로운 건축물을 세우기 보다는 공연장, 공방, 쇼핑몰 등의 문화공간으로 재활용(?)하고 있습니다.
레망호란 호수는 국내에 제네바 호수로 알려져 있는 알프스 최대 규모의 호수인입니다. 상대적으로 우리도 잘 알고 있는 찰리 채플린, 햅번, 머큐리, 허밍웨이 등의 예술가가 사랑한 곳이란 건 잘 알려져 있지 않은데요, 실제로 방문하시면 그럴만 하겠구나 무릎을 칠 정도로 아름답기 그지 없는 곳이랍니다.
‘꽃보다 할배’에 소개된 체르마트 스키장도 빼놓을 수 없겠네요. 마터호른을 바라보면서 스키를 타는 경험은 스위스 여행의 백미라고 할만 합니다. 저는 몇 번이고 넘어지느라 고생을 하긴 했지만요.(웃음)
스위스 전역에 산이 많다보니, 하이킹 코스도 참 잘 만들어져 있습니다. 기차를 타고 올라갔다가 스키 타고 중턱쯤 와서 다시 하이킹을 한다던지 다양한 코스를 선택하실 수 있는데요, 중요한 점은 하이킹 소요시간을 예상하실 때 곱하기 2쯤 하셔야 된다는 겁니다. 그 친구들이 원체 다리가 길다보니(웃음) 제가 걸어보면 딱 2배쯤 걸리더라구요.
저도 여행가면 그림 그리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 좋나요?
“사실 노트랑 펜만 있으면 충분합니다. 개인적으로 짐이 많으면 부담스러워서 카메라도 작은 걸 이용합니다. 우리나라에선 카페나 박물관에 주저 앉아 그림을 그리면 아마 남들이 볼까봐 잘그려야 한다는 압박감을 받을텐데요, 외국에선 아무도 신경쓰지 않더군요.(웃음) 책에 소개된 일러스트는 현지에서 그린 스케치나 사진을 참조해서 다시 한번 정리한 것인데요, 너무 사진을 많이 찍기 보다는 좀더 풍경 등에 집중하는 것이 좋은 드로잉을 그릴 수 있는 비결 아닌 비결이 아닌가 싶네요. 무엇보다도 잘그리든 못그리든 그리면 행복해 진다는 거예요. 저도 그랬거든요.”
▶스위스스케치, 2013년 2월 출간, 컬처그라퍼, 박윤정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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