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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현 작가의 신작 '난방비 무서워 떠난 동남아 10국 방랑기록' 뜬다 아세안
2018.01.05 10:52 입력
떠나는 데엔 저마다의 이유가 있다지만,
난방비가 무서워 떠난다고?
문득 여행이 필요한 순간이 온다. 일상에 치여 도피하듯 떠나가기도 하고, 진정한 자아를 찾기 위해 떠나기도 한다. 조금 거창하게는 여행지의 문화, 역사를 생생하게 체험하기 위해 떠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뜬다 아세안>의 감성현 작가가 떠난 이유는 조금은 생소하고도 사소하게 다가온다. 겨울이 싫어서도 아니고, 난방비가 무서워 떠난다니. 아니, 오히려 비장미가 감도는 것 같기도 하다.
『그 겨울, 살인적인 가스 요금이 두려워서 씻을 때만 보일러를 틀었다. 입김이 나는 작업실에서 두꺼운 패딩을 입고 버텼고, 금세 얼어붙는 손가락을 수시로 겨드랑이에 녹여가며 글을 썼다. 밤마다 오들오들 떨면서 자느라 다음 날 아침이면 언제나 온몸이 뻐근했다. 하루하루가 전쟁 같았다. (…) 달력을 보니, 곧 또다시 겨울이다. 혹독한 겨울이 돌아오고 있었다. 미친 가스 요금. 아, 벌써부터 머리가 지끈거린다. “따뜻한 나라에 가서 글 써, 그럼.” 함께 소주잔을 기울이던 B가 지나가는 말로 꺼냈다. 순간 내 머릿속은 멍하니 멈췄다.』- 서문 중에서
여행 아닌 이 여행은 과연 어떻게 흘러갈까?
낯선 일상이 익숙해지자 비로소 긴 여행이 시작된다.
작가는 집주인 몰래 작업실을 B에게 월세 내놓고 동남아로 떠난다. 목적지는 방콕. 비행기가 가장 저렴해서다. 시작부터 온통 짠 내음을 풍기고 있다. 여행 아닌 이 여행은 어떻게 흘러갈까? 별안간 의문이 든다. 숙소에 처박혀 본연의 일에 몰두하던 작가는 어느 날 도시를 산책하고, 그 산책이 긴 여행의 첫 발걸음이 된다.
특유의 솔직 담백한 말로 기록된 이야기는 뜨겁고, 거칠고, 낡은 공간으로 독자들을 옮겨놓는다. 가성비 좋은 숙소를 찾아냈을 때 덩달아 쾌감을 느끼고, 시원한 맥주 한 모금을 들이켤 때 더없이 행복해진다. 호객꾼들의 못된 수작에 함께 분통을 터트리고, 여행 친구라도 등장하면 핑크빛 전개를 기대하며 남몰래 응원한다. 대자연이 그려낸 웅장한 광경을 보며 경외감이 샘솟고, 나와 관계없을 것만 같던 타국의 아픈 역사에 관심을 기울인다. 독자들은 그렇게 작가의 시선과 발길을 따라 여행하며 삶을 돌아본다. 여행의 목적 중 하나는 삶의 자세를 얻는 것 아니던가.
삶에서는 짜증이 날 법한 상황이라도 여행에서는 즐거움이 된다. 여행에서 삶을 배운다. 안 좋은 일이 닥쳤을 때 어떻게 대응해야 하고, 어떤 마음가짐을 가져야 하는지 알게 된다. 여행처럼 즐기면 된다. 삶도 결국 여행이니까.
삶을 여행처럼 열정적으로 지내지 못하는 건, 삶은 여행에 비해 매우 길다고 생각하기 때문은 아닐까? 끝이 있다는 건 알고 있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끝은 사람을 한없이 나태하게 만든다.
동남아 10개국, 50여 개의 도시를 방랑한 기록,
<뜬다 아세안>으로 작가의 인생도 뜨기를!
난방비 걱정 없이 글을 쓰고 싶다던 작가는 웬걸, 여행에 굶주리기라도 한 사람처럼 10개 나라, 50여 개의 도시를 떠돌았고, 치장하지 않은 담담한 글과 생생한 사진을 남겼다. 그의 이름이 박힌 책이 여럿 있지만, 어느 순간보다 치열하게 살았던 이 방랑 기록이 작가의 미래를 더욱 빛내주기를. 제목처럼 작가로서의 인생도 뜨기를!
감성현
한글을 깨우친 후 늘 책을 옆에 두고 놀다 보니, 자연스럽게 꿈은 소설가였다. 학업에는 별 관심이 없었고, 대학도 성적에 맞춰 꿈과는 상관없이 갔다. 취업 후에는 성실하게 일했다. 수많은 프로젝트를 해치우며, 차근차근 진급도 하고 연봉도 올렸다. 그 삶이 옳다고 믿었다.
문득 돌아보니, 어릴 적 꿈과는 너무도 동떨어진 모습이었다. 영영 소설가의 꿈을 놓고 살 것 같았다. 후회와 미련이 남지 않게, 생애 한 번은 도전하고 싶었다. 쉽지 않은 결정이었지만, 모든 걸 내려놓고 글만 썼다. <19, 씩씩하게 아픈 열아홉>, <수혼>을 연이어 출간하며 소설가가 됐다.
소설가의 삶은 가난했다. 돌아오는 겨울 난방비가 가장 큰 걱정일 만큼 수입이 적었다. 그럼에도 글을 쓴다. 꿈을 이루는 삶은 가치 있는 만족스러운 삶이다. 집주인 몰래 월세로 방을 내놓고, 그 돈으로 가장 저렴한 비행기 표를 끊었다. 따뜻한 나라로 떠나 실컷 글을 쓸 생각이었다. 알지 못했지만 길고 긴 여행이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대표작
소설 <19, 씩씩하게 아픈 열아홉> <수혼> <영화후애>
에세이 <벽> <낯선설렘, 크로아티아> <서울동경> <바닐라향 마닐라> <설렘 from CHINA>
작사 타린의 <아주 칭찬해> 외 다수
목차
프롤로그
괜찮아, 떠나
생애 한 번은 스쿠버다이빙
더 격렬히 아무것도
살인의 추억
여행 중에도 여행을 하고 싶다
하루 만에 도망치다
패키지도 여행이다
악마의 속삭임
숨 막히도록 아찔하게
음란하고 잔망스런 손길
싱글을 위한 배려
견딜 수 있을 때까지
아껴서 더 거닐다
왕의 나라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
누군가에게는, 하지만 내게는
다시 돌아온다는 거짓말
화내지 마, 다를 뿐이야
기억을 걷는 시간
서른한 시간의 기록
별이 빛나는 밤에
미련보다는 미지가 더 흔든다
개 같은 코끼리
책 한 권의 무게
야간 기차의 설렘
예쁜 도시 이름 찾기
두 얼굴의 도시
무엇도 듣지 않을 자유
다시 깨어나는 여행 세포
갑자기 생긴 돈다발
게스트하우스 살인사건
여행의 목적
비포 선셋 비포 선라이즈
바다인 듯 바다 아닌 바다 같은 호수
바닐라향 마닐라
거리에서 잠들다
기억에서 지워야 할 기억
아이 앞에서 어른은 죄인이 된다
미안해요, 다쳐서
사려 깊은 배려
알몸 야간 수영
거리의 여자
내 꿈은 작업실 하나
그래, 먹고 보자
클럽 안으로 빨려 들어가다
사백 그램
아따 얼어 디지겠네
어쩌면, 너무 많은 하루라는 선물
에필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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