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밖의 행운, 고진역
조용한 경안천 산책로, 꽃 향기 가득 꽃집 발견!
2015년 08월 05일 16시 54분 입력


에버라인 12번째 역 고진역을 찾았다. 이곳을 가기 전 역 주변에 무엇이 있는지 지도를 살펴보았는데 휑했다. 그런데 정말 볼거리가 없는 걸까 궁금했다. 혹시 지도에 표시되지 않은 볼거리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호기심을 안고 고진역에 도착했다. 출구는 단 하나, 선택의 여지없이 1번 출구로 나왔다. 


출구로 나오니 왼편으로 고개를 돌리니 경안천이 흐르고 있었다. 지나다니는 차들도 한산할 만큼 평온했다. 산책로를 따라 조깅을 하는 한 두 사람이 고작이었다. 시끌시끌한 일상을 벗어나 조용히 생각을 정리하며 걷고 싶을 때 딱인 장소였다. 


무심코 지나쳤던 개망초도 오늘따라 홀로 걷는 길의 동무가 돼 주는 듯하여, 유심히 보게 된다. 이 꽃은 들과 길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다. 개망초라는 원래 이름보다는 계란 노른자를 닮았다하여 ‘계란꽃’ 이라는 이름이 더 친숙하다. 이 꽃은 국화과에 속하며, 북아메리카에서 들어온 귀화식물이라고 한다. 꽃말을 찾아보니 '화해' 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잔잔한 물결의 경안천을 따라 걷고 또 걸었다. 한 동안 머리를 복잡하게 했던 생각들을 정리하고 나니 한결 마음이 산뜻해졌다. 이때 울리는 메시지 알림 소리, 자신의 집을 찾아오는 방법을 일러주는 친구의 메시지다. 아뿔사! 저녁에 친구 집들이가 있는 걸 까맣게 잊고 있었다. 약속 시간을 맞추기 위해 발걸음을 돌렸다. 그런데 빈손으로 갈 수는 없는 일. 어떤 선물을 하면 좋을까 고민이 시작되었다. 역 출구 앞에 도착했을 때, 역 건너 편에 보이는 꽃집을 발견하는 순간, 그 고민은 쉽게 해결됐다.


형형색색의 아름다운 꽃들을 보니 마음도 싱그러워지는 듯하다. 꽃집에 들어섰을 때 제일 먼저 반겨주던 붉은 꽃의 정체는 ‘목베고니아’ 다. 꽃말을 찾아보니 ‘짝사랑’ 이다. 꽃말을 알고 다시 꽃을 보니 왠지 모르게 꽃들이 수줍게 고개를 내민 듯하다. 


나비가 날개를 펼친 듯한  ‘호접란’ 도 눈길을 사로잡은 꽃 중 하나다. 흰색, 자주색, 분홍색이 고루고루 조화를 이루어 참 아름다워 보인다. 이 꽃은 밤에 산소를 내뿜어 공기정화 능력이 좋다고 한다. 보는 것만으로 기분을 좋게 하는 것만큼, 꽃말도 기분 좋게 한다. 꽃말은 ‘당신을 사랑합니다’ 로, 나비처럼 행복이 날아든다는 의미가 있다고 한다. 


친구에게 어떤 선물을 할까 고민 끝에 택한 것은 ‘산세베리아’ 다. 물을 자주 주지 않아도 되고, 관리하기 쉬운 것으로 추천을 부탁하니, 몇몇 식물을 추천해주는데, 산세베리아가 유독 마음을 끌었기 때문이다. 공기정화에도 좋고, 세련 돼 보이는 하얀 화분에 정갈해 보이는 모습이 꽤 마음에 든다. 꽃말은 ‘관용’, 너그럽게 이해하고 용서하라는 뜻인데, 스트레스 받는 일이 있을 때마다 이 꽃이 친구의 마음을 푸근하게 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산세베리아 꽃은 행운을 가져다주는 의미도 있다고 하는데, 내게 이미 그 행운이 찾아온 듯하다. 지도에선 표시되지 않았던 이 꽃집을 우연히 발견하고, 친구에게 의미있는 선물까지 하게 된 이 순간이 어쩌면 내게 찾아온 행운이 아닐까 싶다.

▶ 고진역 여행 정보 
- 꽃집 : 허밍 플라워 & 카페 / 031-332- 5961   


고기은 기차전문기자 healing@themet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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