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여행신문 TTN Theme Travel News Korea

TTN칼럼 북촌 : 북촌 즐기기

2014년 06월 17일 00시 00분 입력

북촌이라는 곳을 북촌의 초입에 위치한 풍문여고를 다녔음에도 불구하고 그때는 몰랐다. 또한 지금처럼 찾아가지도 않았다. 그땐 그저 학교를 다녀야 했기에 학교와 집을 시계추처럼 오갔을 뿐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난 후 나는 다른 사람들처럼 북촌을 생각 날 때 마다 찾아가곤 한다. 처음엔 그저 북촌엔 한옥만 있을것이라 생각하고 북촌과 붙어 있는 삼청동을 북촌이라 생각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삼청동과 북촌은 느낌이 참 많이 다르다는 것을 여러번에 걸쳐 가보고서야 조금은 알 수 있었다.

가회동과 원서동을 중심으로 아직도 고스란히 남아 있는 한옥들을 차례차례 지나가고 있으면 어릴적 추억들이 하나 둘씩 떠오른다. 비록 이곳의 한옥과 똑같은 구조로 지어진 집이 아닐지언정 대문과 골목에 깃든 추억은 지금의 그것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조금은 넓은 길들을 따라가다 작은 골목길이라도 나오면 정말이지 반가운 마음 금할 길 없다. 그럴때면 지긋이 눈을 감고 어릴 적 친구들과 뛰어놀던 그 때로 돌아가곤 한다. 조용히 귀기울이면 내 귓가엔 어느새 친구들의 음성이 하나 둘씩 살아난다. 나를 부르던 그 친구들의 목소리가 들리는듯하다.

그렇게 추억을 새기며 이곳저곳을 오르다 보면 전망대라고 씌어 있는 곳에 다다르게 된다. 하지만 이곳은 한 찻집에 불과하다. 올라가보면 정말 전망대처럼 내 눈 아래 아름다운 풍경들이 보인다. 이곳 뿐 아니라 다른 곳엔 한옥이 아닌 빌라의 맨 꼭대기층을 찻집처럼 만들어 입장료를 대신한 차 한잔의 값으로 길에서 보지 못한 또 다른 북촌의 모습을 보게 된다. 그곳에서 조금은 지친 다리를 쉬며 추운 날씨엔 따듯한 차 한잔을 더운 날씨엔 시원한 음료 한잔을 마시며 떨어지는 땀방울을 시원한 바람에 흩날려 버리고 난 뒤 북촌의 또 다른 볼거리를 찾아 떠나곤 한다.

그렇게 식히고 난 몸을 이끌고 또다시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다 보면 왠지 이곳의 한옥과는 어울리지 않을 듯 하면서도 묘한 어울림을 느낄 수 있는 고풍스런 건물의 ‘중앙고등학교’를 마주하게 된다. 이 학교 역시 이미 이 북촌에선 빼놓을 수 없는 명소가 되었다. ‘겨울연가’는 물론이고 다른 드라마의 촬영지로도 유명하기 때문에 많은 외국인들과 우리나라 사람들도 ‘중앙고등학교’를 많이 다녀갔다. 이렇게 '겨울연가'속 준상이를 그리며 또다시 발길을 옮기다 보면 어느새 또다른 고택들이 나를 반겨 준다.

안타깝게도 오래된 고택중엔 원서동 고희동가옥이 유일하게 개방을 하여 직접 들어가 볼 수 있다. 고희동 가옥과 멀지 않은 곳에 아직도 보존되어 있는 빨래터를 찾아보는 것도 한재미 일 것이다. 한옥 체험을 할 수 있는 게스트하우스가 있기는 하지만 게스트하우스와는 느낌이 다를 것이다. 하룻밤 정도 한옥에서 잠을 청해보는 것도 나쁘진 않을 듯 하다.

오래된 한옥집이 많은 북촌엔 한옥집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한옥 체험을 할 수 있는 게스트 하우스는 물론이고 체험을 할 수 있는 공방과 박물관들도 이곳저곳에 위치하고 있다. 만약 초행길이라 북촌의 대략적인 풍경만 보고 갔다면 다음번에 북촌을 찾아 볼기회가 생긴다면 공방 및 전시장들만을 찾아보는 코스와 박물관 및 북촌 문화센터를 둘러보는 시간을 갖는다면 또다른 재미를 느끼게 될 것이다.

북촌을 찾아가고자 한다면 지하철 3호선 안국역 1번 출구로 나가면 풍문여고를 끼고 오른쪽으로 올라가면 되고, 2번 출구로 나가면 헌법재판소를 왼쪽에 두고 큰길을 따라 걸으면 되고 3번 출구로 나가게 될 경우 현대빌딩을 오른쪽에 두고 길을 따라 가면 된다. 그외에 일반버스도 있다.

먹거리 정보 : 큰길을 따라 음식점을 찾는다면 찾기 쉽지 않다. 헌법재판소와 현대빌딩의 사이 골목안으로 들어가면 작은 음식점들이 있다. 이 중에서 재동맷돌순두부집이 있다. 이곳의 콩국수는 국물이 담백하고 아무것도 들어가지 않은 순두부와 해물순두부가 있다. 식사를 시키면 비지도 나온다. 그냥 순두부는 조금 밍밍하다고 느낄 수도 있지만 고소한 맛을 좋아한다면 한번쯤 맛보아도 좋을 것이다.

또 한곳을 추천하자면 요즘처럼 더운 날씨에 즐기기 좋은 곳이다. 삼청파출소 맞은편 위쪽으로 몇미터 골목길에 위치한 북촌빙수로 이곳은 우유를 얼려 갈아 쓰기 때문에 나중엔 마치 아이스크림을 먹는 기분이 든다. 팥은 지리산에서 공수한 팥을 직접 삶아 쓰며 흑임자 역시 이 집 주인의 어머니께서 직접 재배하여 볶아 올려 보내 주신다고 한다. 다른 종류의 빙수들도 있다. 이곳은 빙수를 주로 하여 일반 커피는 판매하지 않는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