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섬> 조선시대 많은 문인들은 밤섬의 아름다운 풍광을 시로 노래했다. 15C 남효온의 시문집 「추강집」에 실린 <밤섬>의 일부를 읽어본다. ... 이를 잡으려 풀밭에 앉았다가 도포를 걷고 바위에서 발을 씻는다 저녁 한기에 병든 몸이 깨어나니 강 안개에 봄옷이 촉촉이 젖었네 강가의 풀은 하나하나 향긋한데 물가의 버들은 만가닥 드리웠네 늙은이 와서 너 나 하며 말을 트고 나에게 시 지어보라 권하는 구나 ...
< 밤섬> 19C 김재찬이 노래한 밤섬은 어떤가? 평평한 모래판은 제비꼬리처럼 갈라지고 외롭게 떠 있는 섬은 물에 뜬 까마귀 머리인양 고기 잡고 나무하는 사람들의 두런대는 말소리 가을 맞은 누런 갈대밭에 으슥한 시골 마을들 밭 가운데 조개를 주을 수 있는 곳 울타리 아래에 바로 매를 메어둔다네 저녁 햇살이 높은 나무에 훤하니 성긴 안개가 저녁 모래톱에 모여든다. ---김재찬의 시문집「해석유고」중 밤섬
1968년 여의도·한강개발 등 근대화로의 변화 속에 폭파됨으로써 사라졌다. 토석과 모래 채취를 위해 없어진 그곳에 반복되는 침식과 퇴적현상으로 인해 조그마한 모래섬들이 형성되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곳에 갈대, 갯버들 등 다양한 식물을 심자 숲이 무성해짐에 따라 여러 가지 어류, 식물류, 조류들의 서식처가 되었다. 그리하여 밤섬은 서울시 지정 제1호 ‘생태 경관 보전지역’ (2012년 람사르 협회가 지정한 습지로도 등록)이 되었다.
<밤섬내 수풀> 일반인들의 출입이 금지된 이곳에 연1회 (물론 한정된 지역만 볼 수 있지만) 마포문화원에서 주최하는 실향민 고향 방문을 위한 ‘밤섬 귀향제’ 가 열린다. 폭파로 인해 창전동으로 이주함으로써 고향을 잃은 실향민들과 후손들, 마포구민들을 초청하는 날이다. 당시에 17대를 이어 부군신을 모시는 사당을 만들어 62가구 443명의 주민들은 주로 마씨, 석씨, 판씨, 선씨 등 희귀성의 소유자들로 어업, 도선업, 조선업 등에 종사했다고 한다. 귀향제때 밤섬 부군당 도당굿(서울 무형문화재35호)도 행해진다. 한강시민공원 망원지구 보트선착장에 모여서 바지선을 타고 밤섬에 도착하여 귀향제를 지내고 회선하게 되는데 인원이 한정된 관계로 예약된 경우만 가능하다.
< 밤섬 방문> 함께 볼 수 있었던 밤섬은 조선시대의 문인들이 노래했던 모습과는 또 다른 새로운 아름다운 섬으로 살아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연과 더불어 사는 환경조성은 한강을 사랑하고 밤섬을 보존하고자 하는 많은 시민들의 노력이 있는 한 계속 될 것이니까... * 참고자료: 한강의 섬( 이종묵, 한동욱 외 6인저, 마티, 2009) 마포문화원 홈페이지내 마포의 명소, 밤섬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