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서면에서 바라본 창녕 옛 남지철교>

 남지 5일장이 열리면 여기저기 많은 사람들로 북적인다.

시골장이 열리면 살 물건이 있든 없든지 간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리저리 기웃거리며 떠나질 못한다.

장날의 풍속도를 맘속에 그려보며 흐뭇해하기도 한다. 나 역시 그랬다.

 “와 정말 신선해서 좋다” 연로한 어르신이 직접 기른 채소를 보고 감탄해마지않았다.

모락모락 김이 피어오르는 곳으로 눈길이 간다. 따끈한 어묵이다. 반으로 접어 입속으로 넣는다.

마냥 즐거워하던 동심을 더듬게 하는 곳이다. 부담없이 접근할 수 있는 시장은 이래서 좋다.
 옛 남지철교에 대해 얘기를 꺼내자 지금은 도보만 가능하고 차량통행은 하지 못한단다.
“그 옆의 주황색 다리 안인능교. 걸로 차가 댕기지요.” 

 “아, 네. 어르신 고맙습니다. 건강하십시오” 인사하고 서둘러 강변으로 향했다.

 옛 남지철교(등록문화재 제145호)
 남지시장에서 머지않은 곳에 낙동강이 흐르고 있다.

약간 흐리고 쌀쌀한 날씨어서 운동하러 나온 몇몇 사람들만이 강변을 걷고 있었다.

낙동강을 사이에 두고 이 곳 창녕군 남지읍과 함안군 칠서면을 연결하는 파란색 다리가 옛 남지철교이다.

옆에 나란히 있는 주황색 다리는 신 남지교이며, 차량통행이 가능하다.

1933년에 개통한 이 옛 남지철교는 근대식 트러스구조로 된 물결치는 듯한 모양이 매우 아름답다고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 근대 교통의 중요한 역할을 한 이 교량은 한국동란(6.25)을 겪으면서 많은 사람들의 애환을 흘러가는 강물위에 띄워 보내었을 것이다.
 양쪽 마을사람들이 낙동강을 오가는 교통수단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

1950년 낙동강전선 전투 과정에서 북한군이 넘어오는 것을 막기 위한 폭파로 중간 1칸이 파괴되었던 것을 복구했다.

통행이 불가하다는 진단과 심한 훼손으로 사라질 위기에 놓인 것을 2004년 등록문화재로 지정됨으로써 오늘의 모습으로 재탄생한 것이다.

< 남지읍에서 바라본 모습: 신 남지교(왼쪽 주황색)와 옛 남지철교(오른쪽 파란색)>

< 칠서면에서 바라본 신 남지교>

남지5일장
 창녕군은 광복이전에 일본인들이 많이 거주하던 곳으로 특히 남지읍 남지리 일대는 일본인들이 건너와 땅을 빼앗고 개척하는 식민기지였다고 한다. 조선중기부터 열렸던 남지 재래시장은 예전보다는 규모가 줄었지만 아직도 성시를 이루고 있다.

일제강점기 당시에 목화, 담배, 양잠, 땅콩 등 창녕일대에 많이 재배되었던 농산물 거래를 하기 위해 낙동강 수로에 많은

장사꾼들이 몰려오면서 남지5일장(2,7)이 성행했으며, 창녕장(3,8)과 영산장(5,10)은 당시에 시장규모가 상당히 컸다고 한다.

낙동강 용왕제와 창녕 낙동강 유채축제
<영산현지靈山縣誌>에 의하면 남지읍민들은 예부터 강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사고를 막고자 하는 맘에 용왕제를 지내왔으나, 일제에 의해 1915년경 폐지되었다. 그 이후 홍수와 가뭄이 극심한데다 남지에 살던 한 일본인이 조선총독부로부터 허가받아 남지철교공사를 착수하자 즉사하였다고 한다. 뛰어난 기술자들도 추락사를 하는 등 이후에 잇따른 익사사고도 많았다고 한다. 이런 여러 가지 배경으로 인해 남지주민들의 안녕과 화합, 전사했던 충혼영령들, 그리고 수많은 익사자들 혼령 등을 빌고 재난사고를 막고자 했다. 1994년 ‘남지읍민의 날’ 일환으로 복원된 ‘낙동강 용왕제‘는 계속 이어지고 있다.
   2006년부터 매년 4월 중순경이면 낙동강 유채축제가 열리고 있다.  남지유채단지와 남지체육공원 일원에서 열리는 축제기간에 ‘낙동강 용왕제’ , ‘옛 남지철교 사진전’ 등 다양한 행사가 마련되어있다. 옛 남지철교위로 자전거통행과 도보가 가능하며,

축제기간엔 신 남지교의 화려한 야간조명도 구경할 수 있단다. 노오란 유채꽃에 즐거워하는 사람들도 함께 볼 수 있는 따뜻한 남지철교를 보고 싶으면 4월을 기다려야겠다.

이번 여행은 시간이 여유롭지 못해 많은 것을 담지 못한 아쉬움이 있다.

그래도 다가오는 봄날을 기대하는 행복을 갖게 해주었다.

남지토박이 여영진님의 구수한 이야기도 더 듣고 싶은 맘이다.

누군가를 통해 새롭게 배우는 것, 또한 여행이 가져다주는 행복채널이다.

편리한 생활을 가져다 준 교량은 나와 이웃을 연결해줄 뿐만 아니라, 일제강점기와 전쟁 등 아픈 상처를 가슴 속에 묻은 우리네 어른들과의 소통도 이루어지길 바라는 마음이다.

*참고자료:

          1.창녕군청 홈페이지
          2.문화재청 자료
          3.창녕군지(2003, 창녕군지 편찬위원회)
          4.창녕관광안내지도

여행가이드>

 *.창녕군의 추천 여행 코스(테마별)
 1) 우포늪 탐방 : 도보, 자전거 등 

 *조류독감에 따른 우포늪 출입통제 해제일 2015. 5. 1 (우포늪 생태관 탐방로 055-530-1551)
 2) 문화유적 코스 : 창녕박물관-교동과 송현리 고분군-만옥정 -창녕 석빙고-술정리 동3층석탑-술정리 하씨초가-

    관룡사-영산호국공원
 3) 호국순례코스 :창녕박물관-만옥정-영산호국공원-망우정-낙동강 고수부지(남지철교, 개비리길)-박진전쟁기념관
 4) 자연생태관광코스 : 우포늪 생명길 탐방 (생태관 관람)-화왕산 자연휴양림-자하곡,옥천계곡-낙동강 고수부지

                               (남지교, 개 비리길)
 5) 신설관광지 : 산토끼 노래동산(2015. 3.1부터 입장료 징수), 우포늪 생태체험장

(글, 사진:  김형숙, 연대 여행작가 http://cafe.naver.com/ystw)  
*본 기사는 연세대학교 여행작가과정(http://cafe.naver.com/ystw)과의 MOU를 통해 제공하는 것으로, 본문의 모든 내용, 이미지, 편집 및 구성의 저작권은 해당 작가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