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난 음식을 먹고 배가 부르니 마음에 여유도 생기고 시장에 대한 새로운 호기심도 샘솟는다. 이제 다시 거리로 나와 골목길과 조금이라도 더 친해져 보기로 할까? 한걸음 한걸음씩 옮기며 구석구석 둘러보기.

▲거북당, 왠지 정겨운 느낌의 빵집이름. 왜 거북이일까? 이름때문인지 벽면을 채운 벽돌타일이 거북이 등처럼 느껴진다.

▲동산약방, 약국이 아닌 약방. 예전엔 약방이라고 했었나?

▲오랜시간을 짐작케 하는 약장

골목 어귀를 지키는 치킨집들. 브랜드화 되어 여러 체인을 거느린 큰 회사가 아니라 세상에 단 하나뿐인 동네 치킨집을 마지막으로 본 지가 언제더라?

방앗간의 미닫이 샤시문 그리고 유리문을 통해 보이는 레이스 커튼. 한동안 잊고 있었던, 전에 익숙하게 보곤 했던 기억들이 슬슬 되돌아온다.

▲녹슨 자물쇠, 이제는 열쇠를 넣어도 열리지 않을 것 같다.

▲한때는 이 곳에도 뛰어다니며 장난질을 치던 말썽꾸러기들이 있었나 보다. 나즈막한 높이에 붙어있는 스티커들. 대여섯살 정도 아이들의 눈높이가 아니었을까.

커다란 유리문 앞에 서면 쉬이 찾아져야 할 내 모습이 온데간데없다.

오랜 시간 버려져 있었음을 짐작케 하는 여러겹의 뽀오얀 먼지가 반투명 유리 효과를 연출한다. 유리문 너머 안쪽은 어떤 모습일까? 커지는 궁금증.

▲벽에 요란하게 남아있는 흔적들. 아마도 전선을 고정시키려 무언가 덧대어 놓았던 것이 떨어져 나갔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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