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숙소를 정해서 이동하는 거점형 이동이 아닌, 매일매일 베낭을 메고 이동을 해야 하기 때문에 짐을 최소한으로 줄여야 했고 일본 비즈니스호텔은 동전세탁소(코인란도리)가 많이 있어, 빨래를 자주 하는 방향으로 정했다.

그렇게 해서 들어간 물건은 카메라 두대, 옷가지 두벌씩, 현금, 여권, 수첩, 각종 충전기, JR시각표책자 정도였다.

2박3일 외국여행을 다녀와도 이거보다 짐이 많으면 많았지 적지는 않았던것 같다.

이렇게 해도 베낭 무게가 7kg 정도였는데 첫번째로 갔던 3월에는 괜찮았지만

두번째로 갔던 8월에는 고온다습한 날씨 때문에 더 무겁게 느껴졌다.

나의 최종 목적지는 가고시마지만, 내가 탈 비행기는 오사카행 피치항공 이다.

인천에서 가고시마로 가는 직항편도 있고, 후쿠오카까지 가서 후쿠오카에서 고속버스나 열차편으로 가고시마로 들어갈 수도 있지만 오사카에서 일본 국내선을 이용 가고시마로 가는 항공편이 저렴하게 나와서 오사카에서 갈아타는 방법을 택했다.

▲피치항공 기내식 메뉴. 기내식은 물론이고 음료도 피치항공에서는 사 먹어야 한다. 

피치항공은 일본 저비용항공사중 하나로, 우리나라에는 인천과 부산에서 오사카 노선을 취항하고 있다.

위탁수하물이나 좌석지정까지 별도의 수수료를 받는 항공사지만 부칠 짐도 없고 좌석도 아무데나 앉아도 상관없던 사람이라면피치항공을 타는 것도 나쁘지는 않다.

더불어 짧은 비행이라면 기내식 등의 서비스를 없애고 항공료를 낮추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라 생각된다.

단, 대부분의 승무원은 한국어를 하지 못한다는 것이 피치항공의 단점이다.

환승시간이 남아서 잠시 나온 시내에는, 지어진지 최소 50년은 되었을 것 같은 파출소가 자리를 잡고 있었다. 이때만 해도 뒤에 새로운 파출소를 짓고 있었으니, 아마 지금쯤이면 새 집으로 들어갔을것 같다.

가장 급하게 필요했던 것은 110볼트 연장코드. 일부 호텔들은 콘센트 개수가 많지 않고, 220볼트를 사용하는 한국에서는 구할 수 없어 현지에서 구입했다.

이 연장코드를 보면 joshin 이라는 테이프가 붙어져 있는데, 이것은 계산 완료를 뜻하는 의미이기도 하다. 

▲바코드 위에 붙여준 aeon 테이프

일본 대부분의 슈퍼나 편의점은 봉투에 담아주는데, 봉투를 원하지 않는다면 테이프를 붙어도 되냐고 물어본다.

테이프를 붙이는 이유는, 이 물건을 들고 다른 가게에 갔을 때 오해를 받지 않게 하기 위함인데, 센스있는 매장은 다른 매장에서 계산이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바코드 위에다 테이프를 붙여준다.

이것을 일본어로 씨-루 라고 하는데, 슈퍼나 편의점 등에서 무언가를 샀을 때 바코드 부분을 만지작거리면서 씨-루 라고 하면 대부분 알아듣는다.

 

가고시마행 비행기를 타러 다시 간사이공항으로 돌아왔는데, 공교롭게도 가고시마 현지의 기상상태가 좋지 않아 착륙이 불가능할 경우, 간사이공항으로 되돌아올 수 있다는 안내가 적혀있었다.

카운터에 물어보니, 간사이공항으로 되돌아올 경우 다음 편으로 변경이 가능하다고는 하지만, 과연 내일 좌석이 있을까?

비행기는 많이 흔들렸지만, 착륙에는 문제가 없다는 안내방송이 나왔고 무사히 가고시마공항에 도착할 수 있었다.

비행기에 내려서 놀라웠던 것은, 도착하는 승객과 출발하는 승객의 동선을 별도로 구분해 놓지 않고, 왼편에 앉아계신 분들은 이곳을 출발하실 분들, 오른쪽에 걸어가는 사람들은 도착한 승객들이다. 

우리나라는 국내선도 도착객과 출발객의 동선이 완전히 분리되어 있는데, 이렇게 해도 보안에 문제가 없는건지 사뭇 궁금해진다.

대신 도착승객은 이 게이트를 지나면, 다시 게이트로 되돌아갈 수 없게 되어있다.

가고시마공항 1층에는 무료 족욕시설도 마련되어 있어 버스를 기다리는 동안 족욕시설도 이용할 수 있다.

가고시마 시내행 리무진버스를 타고 숙소에 도착하니 거의 10시가 되었다.

오늘은 여기서 자고, 내일 아침 출발역인 마쿠라자키 라는 곳으로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