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여행은 양보단 질” 
런던엔 많은 명소가 서로 인접해 있어 2박 3일이면 빅벤, 국회의사당, 런던아이, 내셔널 갤러리, 웨스트민스터 사원, 세인트 폴 대성당, 버킹엄 궁전, 소호, 대영박물관 등을 둘러볼 수 있다.
모두 멋진 곳이었지만 잠시 머물렀던 한적한 공원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사람들이 붐비는 관광 명소 대신 반나절 동안 세인트 제임스 파크 잔디밭에 돗자리를 깔고 간식을 먹으며 영국의 일상을 즐겨보길. 

템즈강 강가를 따라 걷다보면 사우스 뱅크 북 마켓(South Bank Book Market)이 있다. 다리 밑에 자리 잡은 꽤 큰 규모의 중고책 시장으로 1년 내내 열린다. 서점에 들어가 책을 보던 중 옆에 계시던 할아버지와 짧은 대화를 나눴다. 할아버지는 출판된 지 오래 돼 품절된 책들을 이곳에선 찾을 수 있어 일주일에 한 번씩 들르신다고. 영국의 지하철에선 대부분의 사람들이 신문과 책을 읽는다. 영국인들의 책 사랑이 느껴지는 풍경들이다.

“우연이 인연이 되는 나라, 이탈리아”
우연찮게 들어선 나라에서 우연히 만난 사람들과 추억을 쌓고, 그 우연이 인연이 되어 귀국한 지금도 가끔 SNS으로 안부를 주고받는 친구가 됐다.
피렌체 가죽시장에 위치한 매장 ‘도나텔로(DONATELLO)’. 아버지 가죽 벨트를 사러 들어간 그곳은 한국에서 가져온 책『이탈리아 데이』에 소개된 매장이었다. 물건을 고르던 중 주인아저씨가 내 손에 있는 그 책을 개인적으로 소장하길 원하셨다.인터넷을 이용해 책을 직접 구매해드리자, 그분은 “You are my angel”이라며 되레 카드지갑을 선물로 주셨다.

이탈리아는 도보로 여행하기 정말 좋다. 유명한 관광지보다 골목골목에 숨어있는 아름다움이 더 많다. 걸으며 볼 수 있는 건축물 또한 진풍경이다. 전통적 건축물의 형태를 유지하며 꾸준히 발전시켜온 도시의 풍경은 여느 현대 도시보다 아름다웠다. 외벽이 뜯겨나가 얼룩진 건물들이 많았고, 바닥도 아스팔트나 시멘트가 아닌 예전 그대로의 돌바닥으로 보존해 놨다. 걷고, 차가 다니기에 많이 불편했다. 하지만 예전의 것이진정한 미(美)라 생각하며, 이에 수반된 불편은 감수할 줄 아는 이탈리아인들의 마음의 넓이가 보였다. 


“아름다운 운하와 자전거의 나라 네덜란드!” 
네덜란드의 수도 암스테르담은 고리모양의 운하들이 구도심을 둘러싼 도시다. 구도심을 가로질러 흐르는 운하 주위로는 자전거를 탄 사람들이 보인다. 승용차가 다니지 않는 길은 트램(도로로 달리는 전차)이 다니고, 운하 위로는 보트들이 유유자적 오간다. 운하를 따라 아담한 카페와 식당들, 꽃 시장, 치즈 가게, 갤러리들이 늘어서 있고, 사람들은 이곳의 작고 예쁜 식당에서 식사를 한다.

네덜란드는 성매매와 마리화나가 합법인 나라로, 실제 암스테르담의 홍등가 카페에서 마리화나를 팔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철저한 교육으로 유럽국가 중에서 매우 낮은 마약 중독률을 보인다. 네덜란드는 2000년에 세계 최초로 동성애자 커플의 결혼을 합법화 했고 안락사 또한 인정했다. 이 모든 것들은 타인에 대한 관용적 태도와 다양성을 존중하는 네덜란드 사람들의 마인드가 만들어낸 결과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