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기행이란 섹션은 사실 카페와 여행을 접목해야 겠다는 아이디어 이전에 여행카페를 다녀보자는 아이디어로 출발했습니다. 같은 값이면, 스타벅스보단 여행카페로 ‘여행’가고 싶다는 생각에 종종 들르곤 했던 경험에서 건진 테마였죠.
개인적인 이야기로 시작해 볼까요? 2008년부터 여행동아리 세계견문록을 운영해 오면서 매달 한번씩 여행작가를 직접 만나는 조촐한 모임을 진행해 왔습니다. ‘북트레블Booktravel'이라 불리는 여행은 어느새 100회를 돌파하면서, 단순히 작가를 만나는 것에서 직접 작가가 되기 위한 아카데미(TTN스쿨)와 대중들과 소통하기 위한 강연회(나는 여행가다 시리즈) 등으로 진화해 갔지요. 여행가들과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는 순간만큼은 스타벅스보다 진한 여행의 맛이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찾아낸 아지트가 바로 종로의 작은 여행카페 불라입니다. 안국역의 여행카페 사막이 ‘민박다나와’의 성장으로 문을 닫게 되면서, 최근 3년간 대부분의 모임을 불라에서 진행하면서 갈수록 정이 든 곳이기도 합니다. 13년의 마지막 달을 맞아 저만 알고 싶지만, 나만 알기엔 아까운 여행카페 불라를 소개합니다.
전홍필 사장님, 근데 여행카페가 뭘까요?
“요새 생기는 카페 중에 여행카페를 표방하는 곳이 많아서 저도 대체 뭐가 여행카페일까 고민해 봤는데, 명확한 기준은 없는 것 같아요. 기내처럼 인테리어를 해도 여행카페일 수 있고, 여행을 좋아하는 주인장이 있으면 여행카페일 수도 있으니까. 제가 생각하기엔 ‘여행을 준비할 수 있는 공간’이 있으면 여행카페가 아닐까 싶어요. 그것이 (여행)책이 될 수도 있고, 여행을 다녀온 사람과의 만남일 수도 있고, 경험담을 나눌 수 있는 자리일 수도 있고...”
사장님은 피지 전문 여행사를 하고 계신데, 어떻게 카페를 하시게 됐나요?
“처음에는 광화문의 시대(오피스텔명)에서 5년간 사무실을 운영했어요. 사실 일하기엔 최고의 공간이죠. 피지를 가시는 손님이 대부분 허니무너인데, 대부분 전화나 이메일로 상담을 하다보니 사무실에서도 츄리링처럼 편한 복장으로 있어도 괜찮기도 하구요.(웃음) 그런데, 어느날 통화를 하고 있는데, 손님이 문 밖에서 절 바라만 보시다가 결국 뒤를 돌아서 가시는 걸 발견했어요. 그때 내겐 너무나 편한 사무실이, 손님에게는 맘편하게 들를 수 있는 공간은 아닐 수도 있겠구나란 생각이 들었죠. 그래서, 임대료가 두배 뛰더라도 카페처럼 편한 공간에 사무실을 꾸려야겠다고 결심해서 현재의 모습이 되었죠.”
주변에서도 이런 예쁜 카페하고 싶다는 분들이 많은데... 고생 많이 하셨죠?
“일단 명색이 전문 가이든데 여행 못가본지 몇 년 됀 거 같네요.(웃음) 처음에는 커피 팔아서 임대료만 충당해도 본전이겠거니 하고 시작했어요. 운이 좋게도 요리하는 친구 덕분에 남대문 상가를 다니면서 질 좋고 맛 좋은 차나 커피류를 들여올 수도 있었구요.(카페를 열면서도 메뉴에 대해서는 특별히 준비하지 못했었거든요.) 카페에 그려진 근사한 그림도 손님들이나 선후배가 술 한잔 먹고 그려준 거고, 지나가면서 한두권씩 가져다 준 책도 현재처럼 서가를 꽉 채우게 됐네요. 네이버에 카페가 하나 있기는 하지만, 적극적으로 홍보나 마케팅을 하는 건 아니다보니 단골 손님들 덕분에 버틸 수 있었던 셈이죠. 개장하고 오셨던 분들이 ‘이런 카페는 없어지면 안된다’면서 일부러 홍차 모임, 독서 클럽 등을 정기적으로 운영하면서 조금씩 손님이 늘 수 있었어요. 편집장님이 운영한 세계견문록도 마찬가지구요. 지금도 기억나는데... 독서 클럽의 경우 모임이 무조건 장기로 가야 한다면서 22권짜리 토지로 시작했던 기억이 나네요.(웃음) 덕분에 주말에는 일반 손님도 꽤 방문하시고 있어요.“
여행 카페이기도 하지만, 피지 카페이기도 한데, 피지 소개를 해주신다면?
“음... 피지는 일단 손님이 ‘갑’일 수 있는 여행지예요. 현지에서 가이드가 손님에게 해줄 수 있는 건 고작해야 공항에서 리조트까지 센딩해 주는 것 밖에 없을 정도로 쇼핑 옵션이나 덤핑이 없어요. 나름데로 인지도가 있는 곳인데도 쇼핑 센터를 가보면 어찌나 허름한지 말도 못해요.(웃음) 덤핑은 어떻게 치는지도 모르는 친구들이라...
애초부터 제값 내고 가는 손님들 외에는 판매할 수도 없는 지역이죠. 그러다보니 수익은 괜찮아도, 뛰어드는 여행사가 거의 없어서 한국에도 불과 서너곳 밖에 없어요. 저희 피지허니문 외에 피지로, 고피지, 피지애 등은 서로 잘아는 사이기도 하구요. 불라bula는 피지 인사말이예요. 안녕쯤 되는. 워낙 생소한 용어라 오시는 분마다 질문하는 것 중에 하나기도 한데, 최근 죽전과 용인에 bula란 카페와 식당이 생겨서 깜짝 놀랐지 뭐예요.(웃음)” 가격은 비싸고, 손님도 별로 없고... 대한항공 직항이 뜨는게 용하네요.
“현재는 일본발 피지 직항이 없어서, 경유하는 손님이 늘었다고 하네요. 중국 여행자도 많이 이용한다고 하고. 풍문이긴 한데, 대한항공 사모님(사장님)이 피지를 좋아해서 안끝겼다는 얘기도 있어요.(웃음) 피지야 갈 사람은 가는 곳이니까 그럭 저럭 버틸 수 있었던 것 같고, 안그래도 지난 6월부터 코사무이도 판매하기 시작했습니다.(웃음) 가신 분들은 결코 후회안할 곳이기도 해요.”
다른 여행카페를 추천해 주신다면?
“인터뷰가 슬슬 끝날 때가 됐군요?(웃음) 어디보자... 저는 94년도에 코오롱 세계일주에 공항팀으로 입사했어요. 98년도에 잠시 클리닝 전문 업체를 친구들과 창업한 것을 제외하면 랜드사, TC 등 여행업에 종사했는데요, 사실 여행카페는 꽤 있지만, 여행사와 겸업하는 곳은 불라bula 뿐일 꺼예요.(여행박사, 하나투어도 카페를 운영하고는 있으나, 여행업 업무와 분리되어 있어 미묘하게 차이가 난다.-TTN주) 그런 점에서 여행을 좋아하는 분들이 만든 여행카페와 목적상에 차이는 있겠지만, 카페에서 상품을 소개하지도 판매하지도 않는다는 원칙을 지켜온 덕분에 손님들도 여행사라는 걸 모르시는 경우도 많아요.(웃음) 9월에 구로의 어슬링스, 성북동 티티카카, 명동 워커바웃 등과 여행카페 운영자끼리 모이기도 했는데 어떤 걸 같이 해볼 수 있을까 고민 중이예요. 좋은 아이디어 있으면 알려주세요.(웃음)”
오오! 여권 하나 만들면 어떨까요? 여행카페만 여행하면서 적립도 할 수 있게!
“하하. 생각해 볼게요. 다른 카페도 방문하실 꺼죠? 미리 연락 드려 놓겠습니다. 개인적으로 ‘허니문리포트’란 간행물을 발간한 적이 있는데요, 여행상품 중 좋고 나쁜 것을 추려서 독자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려는 목적이였어요. 랜드사 광고비로 제작비를 충당했는데, 입금이 안돼서 딱 2번 냈었더랬는데(웃음) 테마여행신문도 여행가들에게 꼭 필요한 정보만을 선별해서 전달하는 매체가 된다면 좋은 반응 얻으실 겁니다. 세계견문록부터 지켜봐 왔지만, 앞으로 더 번창하시길 바랄게요. 오늘 커피는 제가 대접하지요.(웃음)”
▶피지 만나러 불라 가는 길 : 종로 3가 1번 출구 혹은 종각역 3번 출구 직진, 금강제화 종로점을 바라볼 때 좌측 두 번째 건물 4층(1층 셔츠스튜디오)
http://cafe.naver.com/cafebula 서울시 종로구 종로 2가 22-2 Tel. 02-722-1922 Open : 10:37AM~23:59PM(오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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