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찻집이 아니라 그냥 찻집입니다, 홍대 두레차
건강식품 차와 기호식품 커피, 당신의 선택은?
2013년 11월 13일 16시 44분 입력

 

 

 

 

“차례는 조상에게 신성한 음료인 ‘차’를 올리는 의식입니다. 세계적으로도 이처럼 ‘차’를 귀하게 여긴 민족은 우리 밖에 없습니다. 오늘날 일본식 정종을 올리는 것은 일제 강점기를 거쳐 잘못 전래된 것이죠."

 

 

 

 

 

  

차례(茶禮)는 차(茶)를 올리는 예(茶)?

본래의 뜻과 상식적으로 익히 알고 있는 단어의 뜻이 다를 때 우리는 소리없이 비명을 지르게 됩니다. 여행에 익숙해지면서, 유럽에서도 좀처럼 느끼지 않던 컬쳐쇼크를 홍대 한복판의 찻집에서 맞딱뜨렸습니다. 변익택 대표님의 설명이 이어집니다.

 

“우리가 흔히 쓰는 녹차(綠茶)란 표현도 사실 잘못된 것입니다. 차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녹색이 아니라 노란색이거든요.”

 

 

 

 

녹차(綠茶)는 원래 노랗다?

...헉?! 듣고 보니 그렇습니다. 우리가 녹차라고 부르는 음료는 분명 녹색이 아닙니다. 문득 2006년 하반기 ‘바나나는 원래 하얗다’란 음료가 등장했을 때 ‘바나나맛 우유’를 즐겨 마시던 사람들이 경악했던 것이 떠올랐다. 그럼 대체 녹차는 왜 녹차인가요?(질문조차 이상해진다!)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다도, 녹차 등의 용어는 일본에서 역수입된 것입니다. 일본에 처음 차가 전해진 시기를 대략 임진왜란쯤으로 추정하는데, 이때부터 자국화한 문화를 우리가 오히려 배우고 있는 셈이지요. 본디 차나무는 고랭지 지방에서 뿌리를 깊게 내리는 작물인데, 기후가 따스한 일본 풍토에 적응하다보니 옆으로 퍼지고 뿌리는 얕은 형태로 재배되었습니다.”

 

 

 

 

 

당연하겠지만, 맛에도 차이가 있다.

 

“차나무는 오래될수록 질좋은 차를 만들기 마련입니다. 유럽에서 마시는 홍차라고 해봐야 인도나 스리랑카에 이식한 것이기 때문에 역사적인 깊이는 얕을 수 밖에 없스니다. 일본의 차역사를 임진왜란 때부터라고 치면 500년인데, 짧은 세월은 아니지만 국산차에 비하면 확실히 떫은 맛이 강하기 때문에 오래 자주 먹기엔 부담스럽습니다. 또한 우리나라는 찻잎을 ‘덖어서’ 만드는데 일본차는 차잎을 ‘쪄서’ 만들기 때문에 잎색이 그데로 남아 있어서 차를 우려내도 녹색이 그데로 남아 있습니다. 말그데로 찻물이 녹색이라서 녹차인 건데, 새까매질 때까지 덖은 후에야 노랗게 우려나오는 국산차와는 만드는 방식 자체가 판이하게 다릅니다.”

 

녹차부터 홍차, 보이차까지 다양한 차와 다기를 소개해 주신 변익태 대표를 통해 담담하지만, 차에 대한 무한한 자부심과 국내 차문화에 대한 아쉬움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일제 시대를 거치면서, 차례와 같은 일상 문화는 물론 국내 대기업이 사용하는 기계 등도 일본 기계와 기술진을 기반으로 제조하다보니... 이제는 한국에서 차를 마시는 행위 자체가 사찰이나 교양 강좌에서나 만나는 체험이 되어 버렸습니다. 지난 20여년간 차를 즐겨마시다가, 개업을 한 것도 사람들이 단 한곳에서라도 차를 편하게 즐겼으면 하는 바램에서입니다. 2011년 10월 오픈한 이래, 저희 가게에서는 커피를 취급하지 않습니다.”

 

“하다못해 도예과 학생들도 차 한잔 마셔보지 않고 다기를 만들고 있습니다. 국내의 인당 차소비량은 연간 50그램으로 400그램을 음용하는 미국보다도 현저히 낮은 수치입니다. 서구권이 커피를 많이 마실 것 같지만 상류층은 오히려 차를 소비하고 있고, 호주는 학교에서도 티타임이 있을 정도입니다. 잘아시다시피 차는 세계 10대 건강식품이기도 하구요.

 

 

 

 

그렇다면, 변 대표가 생각하는 좋은 차란 무엇입니까?

 

좋은 환경도 중요하지만... 결국 마시는 사람이 더 중요하다

“커피는 커피콩을 수확해 껍질을 벗긴 후 볶은 후(로스팅) 우려내 마시는 음료입니다. 그러나, 차는 찻잎에서 바로 우려내기 때문에 농약을 칠 경우 그데로 섭취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차는 반드시 좋은 환경에서 재배한 것을 드셔야 합니다. 그러면, 당연히 적절한 가격을 주고 구매햐셔야 하는데 중국 여행을 가서 관광객이 사오는 제품이 좋은 것이기는 어렵습니다. 저 또한 현지 공장까지 방문해 위생상태나 식약청 인증, 경영 철학 등은 물론 맛까지 철저하게 검증하지만 좋은 차를 고른다는 것은 여전히 어렵습니다. 오래, 많이 마셔봐야만 품질을 체감할 수 있기 때문인데, 저도 뭐라 설명하기 곤혹스러울 때가 많습니다. 다만 저희 가게에서 판매하는 제품은 모두 믿을만한 제품입니다.(웃음)”

 

 

 

 

일본차도 취급했으나, 후쿠오카 원전사태 이후 메뉴판에서도 제외했다는 변 대표는 품질에 관한한 단호했습니다. “제가 마시지 않는 제품을 팔 수는 없으니까요. 일본차라서 제외한 것은 아닙니다.(웃음)”

 

 

 

 

초보자에게 적당한 차를 추천하신다면?

 

“젊은이들에게 차를 소개하고 싶어서 홍대에서 찻집을 시작했습니다. 중장년층은 사실 어쩌다 한번 오고 말지만, 젊은이들은 평생 차를 즐길 수도 있으니까요. 위치가 위치다보니 외국인도 종종 들르는데 그런 경우에는 무조건 국산차를 권합니다. 질 좋은 차는 그냥 씹어 먹어도 고소한 맛이 느껴질 정도거든요. 특별히 원하시는 차가 없을 경우엔 여성분들에게는 향이 풍부한 오룡차를, 남성분들에게는 숙취 해소에도 효과가 좋은 보이차를 권합니다.(웃음) 여성분들에게 차는 ‘마시는 화장품’이라고 할 정도로 피부와 장에 좋습니다. 제가 의사는 아닙니다만 차를 10년 이상 장복하신 분들은 확실히 피부가 다르신 것을 느끼실 정도로요.”

 

 

 

 

그렇다면, 대표님이 생각하는 가장 맛있는 차는?

 

“좋은 차는 생으로 씹어 드셔도 맛있습니다.(실제로 씹어보니 고소하더군요.) 지금은 차가 취미가 아니라 업이 되어 버렸지만, 개인적으로는 그냥 혼자 조용하게 먹는 차가 제일 맛있더군요.(웃음)”

 

 

 

 

 

마지막으로 한 말씀하신다면?

 

“중국에 공부차(工夫茶)란 표현이 있습니다. 노력과 시간을 들여 정성스럽게 만든 차를 뜻하는데, 차란 이처럼 지극하게 노력을 하는 대상이기 보다는 그냥 마시는 음료로 받아들이는게 맞다고 봅니다. 손님 중에는 무려 여섯 번이나 저희 가게를 지나쳤다가 어렵게 방문하신 분도 계신데요, 카페와 달리 여전히 문턱이 높아 보이는 건 부인할 수 없지만... 찻집은 그냥 차를 마시는 찻집입니다.(웃음) 차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을 위해 강좌를 운영하고 있지만 이론보다는 다양한 차를 직접 맛보실 수 있는 실습 위주로 안내하는 것도 그 때문입니다.”

 

멋진 카페, 근사한 공간을 소개해 주신 배영모 대장님께 감사드립니다. 테마여행 전문미디어 테마여행신문은 이색적인 공간, 멋진 여행가, 근사한 여행책에 관한 독자 여러분들의 기탄없는 제보를 환영합니다.

 

 

 

 

 

▶두레차 달이러 가는 길 : 홍대역 9번 출구, 파리바게뜨/하나은행 사이 골목으로 5분 거리

 

서울시 마포구 서교동 346-29, 문영빌딩 1~2층

Tel. 02-338-1543

Open : 11:00AM~11:00PM(연중 무휴)

 

 

 

 

 

 


조명화 편집장 editor@themet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