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식당, 어디까지 가봤니?
서 기자의 깜찍․발칙․솔직한 2호선 대학교 학식 평가
2014년 01월 19일 13시 47분 입력

ⓒ조예든
대학가 식당에서 5천원으로 한 끼를 해결할 수 있었던 것은 옛말이다. 양푼김치찌개 1인분이 7천원을 호가하는 이 때, 주머니 가볍고 밥 먹을 시간도 모자란 대학생들의 배를 든든하게 해주는 학생식당(이하 학식)은 대학생들에게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존재다. 그렇다면 최고의 맛을 자랑하는 학식은 어느 학교일까? 지난 22~23일 2호선을 따라 홍익대, 연세대, 서울대 등 각 대학교 학생식당의 최고의 맛을 찾아 여행을 떠났다.

홍대입구역_홍익대학교
학생회관 학식은 지하 1층에 위치해 있었고, 방학 중이라 그런지 스낵코너는 불이 꺼져 있었다. 학생식당에는 세 가지 메뉴가 있었다. 떡라면+공깃밥 세트(2300원)는 패스하고 돈가스+볶음밥 세트(3000원)와 떡만둣국+공깃밥 세트(2700원)를 먹어봤다.

일반적으로 돈가스 세트메뉴에서는 돈가스가 중심이 되는데, 홍대 학식은 달랐다. 김치볶음밥의 양은 단품으로 팔아도 될 정도였다. 그렇다면 맛은? 딱 고등학교 급식에 나오는 김치볶음밥을 상상하면 된다. 명색이 김치볶음밥임에도 김치를 찾아보기 어렵고, 햄이나 기타 야채도 거의 없다.
 

돈가스는 남성 손바닥 정도의 크기였다. 소스가 뿌려진 경양식 돈가스는 초라하게 식어 있었다. 소스가 패티를 잠식해버려 눅눅했다. 애초부터 튀김옷이 매우 얇아 돈가스인지 떡갈비인지 알 수 없는 비주얼이었다. 예상했던 맛과 다른 정체불명의 소스에선 수돗물 맛이 났다. 샐러드는 양이 꽤 많았지만 딱히 기억에 남는 맛은 아니었다. 그나마 깍두기가 제일 맛있었다. 비슷한 가격에 훌륭한 돈가스를 제공하는 다른 대학교들의 학식과 비교했을 때 3000원도 아까운 맛이었다.

이어 떡만둣국 세트로 숟가락을 옮겼다. 설렁탕이나 순댓국의 1/2 정도 되는 앙증맞은 크기의 뚝배기에 떡만둣국이 담겨 나왔다. 많지도 적지도 않은 양으로 떡만둣국만 먹는다면 배가 차지 않을 듯. 국물까지 다 먹는다면 혹시 모르겠지만, 국물이 매우 짜니 공깃밥 없이는 여의치 않을 것 같다. 영양사가 떡만둣국을 주문하자 화려한 불쇼(?)를 선보이셨던 만큼, 후후 불어 먹을 정도로 뜨끈했던 점은 좋았다.

신촌역_연세대학교
홍익대에서 배를 채운 후 연세대로 발걸음을 옮겼다. 연세대의 대표적인 학식 ‘맛나샘’은 리모델링 후 깔끔한 모습으로 많은 학생들에게 사랑받고 있다고 한다. ‘맛나샘’ 외에도 ‘고를샘’, ‘부를샘’ 등 독특한 이름의 학생식당들이 있다.
 

대부분의 대학교 학생식당들이 지하 또는 지상 2, 3층 정도에 위치하고 있고 약간은 어두운 분위기인 반면 ‘맛나샘’은 지상 1층에 위치, 전면 유리창을 통해 캠퍼스 전경을 보며 밥을 먹을 수 있었다. 유리창을 통해 들어오는 햇살도 밝은 식당 분위기에 한 몫 하는 듯했다. 방학 중이라 사람이 많지 않은 와중에 대부분의 학생들은 라면을 먹고 있었다. 분식류를 판매하는 ‘해피존’에선 계란라면(1500원)부터 떡라면(1600원), 치즈라면(1700원), 해장라면(2000원)까지 최대 2000원이면 라면 한 그릇을 먹을 수 있다. 여기에 200원을 더 내면, 밥 한 그릇이 추가된 ‘라밥세트’를 먹을 수 있다. 그 외에 떡볶이(1500원), 김밥(1500원), 폭탄주먹밥(1500원) 등을 판매한다.
 

맛나샘에선 ‘오늘의 메뉴’로 뚝배기 만두육개장(3000원), 치킨마요덮밥(3200원)을 판매 중이었다. 학기 중에는 메뉴가 2가지 더 늘어 총 4가지의 메뉴를 제공한다. 청경관 역시 연세대학교 학생들이 자주 찾는 학식이다. 청경관에서 판매하는 메뉴는 김밥, 떡볶이, 순대 등과 같은 분식과 그라탕, 스파게티, 피자빵, 샌드위치 등이다. 다른 학교들과 달리 연세대 학식에서는 파스타를 판다는 이야기는 유명하다. 가격은 4800원~5900원대다.

신촌역_서강대학교

서강대의 백반은 1800원~3500원 선이다. 기자는 순대볶음, 된장국, 마카로니샐러드, 김부식, 김치로 구성된 일반백반(1800원)을 먹었다. 밥의 양에 비해 반찬의 양이 적고 가짓수도 백반이라 하기엔 빈약해 아쉬웠다. 방학 중이라 메뉴가 한정적인지 영양사 아주머니에게 물었더니, 평소에도 그렇다고 말했다. 맛은 모두 평범했다. 다만 마카로니샐러드, 김부식, 김치는 반찬이라고 하기에는 초라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인지 서강대학교에서는 백반보다 치즈라면이 인기라고 한다.

이대역_이화여자대학교

이화여대의 가장 대표적인 학식, ‘생활관’을 찾았다. 까다로운 여학생들의 입맛을 사로잡아야 하는 여대의 학식에 개인적으로 많은 기대를 가지고 도착했으나 방학 중이어서 그런지 생활관 학식은 오후 3시 30분까지만 영업을 하고 있었다. 게다가 한창 공사 중이어서 식당 안은 먼지로 자욱했고, 학생 코빼기도 볼 수 없었다. 이화여대에서 식권 발권기를 꼭 이용해보고 싶었는데…. 아쉬움을 가득 안고 허무한 발걸음을 옮겼다.
★ 22일 오늘의 메뉴: 참치김치볶음우동(2500원), 치킨데리야끼덮밥(2700원), 야채샐러드(1000원), 한식세트(2700원)-소고기콩나물밥, 어묵국, 고구마맛탕, 배추김치

서울대입구역_서울대학교
서울대에는 그날그날 교내 학식 메뉴를 비교해주는 ‘샤밥’이라는 어플이 있을 정도로 학식이 많다. 채식 뷔페가 있다는 사범대 식당, 중식을 판매하는 간이식당, 매일 선착순 50명에게만 도시락을 한정 판매하는 서당골 등 총 18개의 학식이 있다.
 

그 중 농생대 식당(농식)이 맛있기로 유명하다. 농식 3층에서는 매일 ‘보끄보끄’, ‘비벼비벼’, ‘누들누들’, ‘까쓰까쓰’ 등의 귀여운 이름으로 4가지 이상의 식단을 제공한다고 한다. 가격은 2500원~3000원이다. 농식 4층에는 메뉴 A와 B, 그리고 채소로만 나오는 채사랑이라는 메뉴가 있다. 5층의 두레미담에는 4000원짜리 메뉴가 있다.

기자는 학생회관 학생식당에 먼저 가봤다. A코너 데리치킨(3000원, 서울대에선 외부인이 학식을 이용할 경우 1000원을 더 받는다)은 메인메뉴인 데리치킨이 심히 빈약해보였다. B코너 콩나물국백반(1700원, 외부인 2500원) 역시 콩나물국, 밥, 김치, 시금치 외 반찬 한 가지로 구성된 식단으로 싼 값에 먹기는 좋을 것 같았으나 역시 패스.

실망감을 안고 서울대 학식 중 가성비 갑(가격 대비 최고의 맛)이라는 농식으로 갔다. 농식 3층은 운영하지 않았고, 4층에 학생회관과 마찬가지로 두 가지 메뉴가 준비되어 있었다. 저녁A 마늘볶음밥(3000원), 저녁B 짬뽕밥(2500원)을 판매 중이었다. 방학 중임에도 식당 안에는 앉을 자리를 찾기 힘들 정도로 사람이 많았다. 

마늘비빔밥은 정말 독특하고 맛있었다. 라*스스토리, 한*델리 등 퓨전음식 체인점들보다 훨씬 저렴한 데다 맛까지 좋았다. 푸짐한 밥에 고기, 버섯, 피망 등이 큼지막하게 올려졌고 찹소스 위에는 말린 마늘이 보기 좋게 뿌려져 있었다. 싹싹 비벼 한 입 떠 넣으니 고소한 마늘향이 느껴졌고 푸짐한 건더기 덕에 씹는 맛이 일품이었다. 고기와 버섯의 질도 좋았다.
 
짬뽕밥은 건더기가 많이 올려진 짬뽕국물에 공깃밥이 나왔는데, 짬뽕이라기보다는 육개장 맛이 강했다. 취나물밥과 흰 쌀밥 중 한 가지를 선택할 수 있고, 김치를 포함한 세 가지 밑반찬이 딸려 나오는 점이 좋았다. 또 창문 너머로 펼쳐진 산자락의 절경을 감상할 수 있어 더욱 밥맛이 나는 듯했다.

서귀영 학생기자(고려대 가정교육과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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